[휴지통]中 도피 사기범 2명 ‘우정여행’하다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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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14년-10년전 거액 빼돌려… 베트남 다녀오다 위조여권 들통

중국 광둥(廣東) 성 선전(深圳)에서 현지 건설회사 부사장으로 일하는 권모 씨(50)와 의류 보따리상인 김모 씨(53)는 5월 사이좋게 베트남으로 향했다. 친분이 있는 김 씨가 사업차 베트남으로 떠나자 권 씨가 따라나선 것이었다. 볼일을 마치고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돌아오던 두 사람은 입국심사에서 위조 여권임이 발각돼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상대방의 정체를 몰랐던 두 사람은 한국에서 오래전 지명수배된 사기범이었다.

권 씨는 공범 4명과 가짜 아파트 분양계약서를 만들어 2000년 3개 시중은행에서 총 44억 원을 대출받은 뒤 이듬해 호주로 달아났다. 다른 공범 4명은 일찍 붙잡혀 징역형을 살았지만 권 씨는 잡히지 않고 2006년 중국으로 건너갔다. 현지 건설회사에 취직한 권 씨는 자녀 둘을 호주에 유학 보내는 등 호의호식했다. 김 씨는 2004년 상해보험금 1억2000만 원을 받아내 중국으로 도망쳤다. 2003년 보험에 가입할 당시 한쪽 눈이 실명된 상태였지만 이를 숨기고 보험금을 받아냈다. 중국에 정착한 권 씨와 김 씨는 지인 소개로 알게 돼 서로 친하게 지내온 사이였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권 씨와 김 씨의 신병을 인도받아 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출국 직후 기소중지 상태였던 권 씨와 김 씨는 각각 13년 7개월, 8년 2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중국 도피#사기범#위조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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