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보수는 멋, 진보는 맛에 집착…소비성향도 엇갈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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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 캠프는 유권자의 선호 브랜드, 구매 물품 종류 등 일상적인 소비생활 정보를 분석해 선거 이슈를 발굴하고 유권자를 설득했다. 오바마 캠프는 유권자의 소비행태를 분석했기 때문에 매우 실용적인 선거 이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정치적 성향이 소비 행태와 가치관에도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어떨까. 정치 성향이 다르면 소비행태 등에서도 차이를 드러낼까.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5월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치성향과 소비행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스스로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판단한 사람과 ‘진보’라고 생각한 사람은 광고 접촉 과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광고에 접촉할 때 보수는 TV, 신문, 라디오 등 주로 전통 언론매체를 이용했고 진보는 인터넷, 모바일,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매개체로 활용했다. 보수와 진보는 의식주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보수는 의류를 구입할 때 ‘유명 브랜드 제품’을, 진보는 ‘자신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제품’을 선호했다. 또 진보는 ‘맛집’이나 떡볶이, 튀김 등 ‘길거리 음식’을 선호했고 음식에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이 강했다. 반면 보수는 진보와 비교할 때 집에 대한 소유의식이 강했다. 돈에 대한 태도도 엇갈렸다. 보수는 돈을 인생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로 여겼으나 진보는 돈으로 성공한 삶을 평가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가치관과 소비패턴의 차이는 실제 선거에서 어떻게 반영될까. 보수는 자신보다 더 좋은 학교를 졸업한 인재를 선호했다. 또 강하고 권위를 가진 리더가 한국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진보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더 어려운 환경을 경험했던 리더를 원했다. 정치 성향은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이제 정당도 유권자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구체적인 혜택’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에게 돌아갈 혜택과 무관하게 막연한 이슈만 난무하는 정치권에서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윤덕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콘텐츠사업부장 dhyoon@trendmoni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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