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아우디 중형 SUV ‘Q5’ 시승기

  • 입력 2009년 6월 30일 02시 56분


운전 편하고 수납공간 넉넉한 데다 승차감-핸들링 좋아져
일반 승용차 설 자리가 줄어든다
좁은 뒷좌석-낮은 출력은 아쉬워

이제 세단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건가. 최근 수입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모든 면에서 일반 세단을 위협하고 있다. 운전석의 시야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승차감과 핸들링, 연료소비효율마저 세단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상품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실내 공간 활용과 적재 능력까지 세단보다 우월해 세단이 명함을 내밀기 힘들어지고 있다.

아우디도 이런 시류에 동참해 새로운 모델인 ‘Q5(사진)’를 내놨다. 크기로 볼 때는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비슷한 전장 4.6m대로 중형 승용차보다 약간 짧다. 현재 경쟁 모델로는 BMW ‘X3’와 메르세데스벤츠 ‘GLK’, 인피니티 ‘EX35’ 등이 있다. 2008년부터 차근차근 새로운 라인업을 등장시키고 있는 아우디가 대형 SUV인 ‘Q7’에 이어 Q5를 통해 경쟁 회사들과 모든 클래스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Q5는 럭셔리 브랜드답게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뉴 ‘A4’ 및 ‘A5’와 닮았다. 잘생긴 시트는 단단한 착좌감이 좋고, 유선형으로 솟아오른 센터패시어와 시프트노브 주변의 금속 질감을 살려낸 우드그레인, 조그셔틀 방식의 메뉴 컨트롤러와 세련된 버튼 느낌은 럭셔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무엇보다도 대시보드를 비롯해 가죽이 씌워진 운전대, 각종 스위치 하나하나까지 촉감이 우수해 무엇을 만지든 기분이 좋다.

Q7의 거대한 덩치와 후륜 뒤로 이어지는 승합차 같은 분위기가 Q5에선 한결 스포티하고 날렵하게 다듬어졌다. 유난히 안정적이고 풍만하게까지 느껴지는 엉덩이는 크기뿐 아니라 새로 적용된 발광다이오드(LED)테일 등으로 Q7보다 훨씬 세련됐다. 그러나 트렁크 공간을 약간 줄이더라도 뒷좌석의 승하차 공간을 좀 더 확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뒷부분이 열리지 않는 파노라마 선루프는 틸팅이라도 됐으면 하는 불만도 나온다.

2.0 TDI 엔진은 170마력으로 최고 시속 200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정지 상태에서 11초대에 시속 100km의 속력을 낼 수 있다. 수치상으론 크게 흠잡긴 힘들지만 출력에 비해 다소 큰 덩치 탓인지 답답함도 느껴진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바쁘게 길을 갈 때는 출력이 아쉬워진다.

핸들링은 일반 승용차와 흡사하다. SUV의 굼뜬 반응을 확 줄였다. 운전대를 돌리고 나서 차가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0.5초간의 지루함이 없다. 일반 준중형 세단 정도로 보면 된다. 그 0.5초가 짧을 수도 있지만 ‘손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상당히 긴 시간이다. 더구나 스포티하게 운전을 하며 좌우로 연속되는 커브 길을 돌아나갈 때 운전자의 마음과 따로 노는 느슨한 SUV의 서스펜션은 저주스러울 때도 있지만 Q5는 그런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브레이크의 성능도 Q5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Q5의 잠재력을 좀 더 사용하려면 출력이 50마력 정도는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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