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르노벨INC 김숙자 대표, 아로마 속 위로와 치유를 전하다

  • 입력 2016년 2월 4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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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년간 국내 에스테틱 업계를 선도해온 (주)르노벨INC의 김숙자 대표. 말단 판매사원에서 10만 미용·에스테틱인들의 롤모델이 되기까지, 그녀를 이끌어온 삶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

식물의 줄기나 뿌리, 잎 등에서 추출한 향기가 있는 순수한 식물성 오일을 에센셜 오일이라고 한다. 에센셜 오일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더 나아가 면역력을 키워 주면서도 부작용이 없는데, 이를 사용한 대체요법을 아로마테라피 (Aromatherapy)라고 한다.

국내에서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를 이야기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지난 27년간 국내 에스테틱 업계를 선도해온 ㈜르노벨INC의 김숙자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주)르노벨INC에서 유통하는 르노벨 아로마에는 5가지의 색이 있는데, 이는 각기 온화, 순수, 친절, 인내, 열정을 대표한다. 그리고 이는 김숙자 대표가 걸어온 삶의 에센셜이기도 하다.

“단순히 물건 하나를 파는 것과 사람을 변화시켜서 일의 성과를 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에요.”


인내와 열정: 세탁기 안에서 SOS를 외치다

에스테틱·미용 업계 종사자들의 스승이자 롤모델이 되어온 김숙자 대표. 2,000여 곳의 가맹점을 가진 기업의 CEO이자 세 딸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다. 하지만 세월을 거슬러 가면 그녀도 갓 스물을 넘긴 (주)르노벨이라는 회사의 평범한 말단 직원일 때가 있었다. 요즘 말하는 금수저도 아니고 화려한 출발도 아니었지만, 김 대표에게는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 긍정적인 성격과 믿음이 있었다.

“말단 직원이 스위스 본사의 사장님에게 인정을 받기까지 10년이 걸렸어요. 그 기간 동안 힘들 때마다 오히려 웃고 난관이 닥칠 때마다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했어요. 르노벨의 제품은 장인정신으로 소량만 생산하는 제품이었기에 대기업에도 납품을 안 주는 깐깐함이 있었어요. 그러던 중 한국지사의 대표님 건강이 악화되면서 새로운 경영자가 필요했고, 스위스 본사의 추천을 받아 제가 회사를 인수하게 되었어요.”

(주)르노벨INC를 인수하고 나서 김 대표의 열정은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지금도 필드에서 직접고객들을 관리하고 상담카드를 작성하는 김 대표는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그녀가 걸어온 족적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속출하기 마련이다. 한 번은 세탁기에 갇혀 구원요청을 한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우리 회사 제품 중에 아쿠아롬이라는 아로마 목욕제가 있어요. 버블 기능이 있는 건데, 신혼 때는 집에 욕조가 없어서 제대로 써볼 수가 없는 거예요. 변기에 앉아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사용해볼 수 있을까 하던 차에 앞에 세탁기가 보이더라고요. 요즘 같은 드럼세탁기가 아니고 봉세탁기였는데 안을 들여다보니까 들어가서 쭈그리고 앉을 수 있겠더라고요. 뜨거운 물도 나오겠다, 아쿠아롬을 넣고 세탁기를 돌리니 거품도 잘나고, ‘이거다!’ 싶었죠. 그래서 거실의자를 세탁기 앞에 놓고 욕실 문을 잠갔죠. 의자를 딛고 세탁기 안에 들어갔는데 세탁기 통을 받치는 지지대가 부러지면서 갇혀버린 거예요. 높이가 있으니까 도저히 나올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화장실이 급했던 남편의 극적인 구조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어요(웃음).”

김 대표는 출장을 갈 때면 회사의 제품들을 모조리 챙겨가는 습관이 있다. 출장을 가서 묵는 숙소가 르노벨 제품들을 시험해볼 절호의 연구소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녀가 머물렀던 국내외의 수많은 숙소마다 김숙자 대표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다.

“좋아하니까 할 수 있는 거예요. 가수 싸이는 음악을 좋아하니까 세계적인 가수가 될 수 있었죠. 제가 사원으로 일할 때 항상 매출 1위를 하는 걸 보고 주변에서 ‘어떻게 하면 물건을 그렇게 잘 팔 수 있느냐’고 물었었죠. 그것 역시 당연히 좋아서 일했기 때문이고, 덧붙여 말하자면, 물건이 아닌 사람을 봤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물건 하나를 파는 것과 사람이 사람을 변화시켜서 일의 성과를 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거든요.”

“경영이란 일반적인 관점을 깨는 콘텐츠를 가지고 문화를 리드해 가는 거지요. 그것도 좀 여유 있게 말이에요.“

당당한 워킹맘: 아줌마가 어때서?

김숙자 대표는 중학교 동창이었던 이상기 사장의 열렬한 구애 끝에 결혼했다. 부부는 현재 각기 대표이사와 사장이라는 직함으로 (주)르노벨INC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리고 슬하에 이소윤(19세), 이주아(15세), 이다예(11세) 3딸을 키우고 있다.

요즘은 자식 하나 키우기도 벅차 결혼과 출산조차 망설이는 시대인데, 김 대표는 4년마다 출산을 하며 아이들과 회사를 번듯하게 키워냈다. 워킹맘으로서의 어려움은 없었을까?

“왜 안 어려워요. 대한민국은 여자가 일하면서 아이를 돌본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아요. 아무리 자상한 남편이라도 여자의 몫이라는 걸 정해놓기 마련이고, 여자는 똑같이 일을 하더라도 애들과 저녁반찬을 고민하는 본능 같은 게 있어요. 그리고 남편이 도와주면 항상 두 가지 마음이 들잖아요. 고마움과 미안함이요. 특히 저는 해외 출장이 많다보니 아이들에게 더 신경 쓰지 못한 게 항상 마음에 걸렸어요. 특히 한 아이가 학교에서 단체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많이 괴로웠어요. 직장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었죠.”

그래서 김 대표와 이 사장 부부는 가족을 위한 철칙을 정했다. 아이들이 모두 성년이 되기 전까지는 골프를 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대신 차량 트렁크에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물품을 채워놓았다. 야구 배트, 글러브, 공, 튜브, 자전거, 배드민턴 등.

그리고 멀리는 못 가더라도 주말이 되면 꼭 아이들과 야외로 나가면서 몸을 부대끼며 추억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주중이 되면 부부는 다시 열정적인 CEO의 모습으로 일에 임한다. 김 대표는 주부들에게 자신이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제가 에스테틱 관련 일을 하며 정말 많은 여성분을 만났어요. 고객으로 뵌 분도 있고 대학교 강의나 강연회 등을 통해서 만나기도 했지요. 연령도 10대 후반부터 60대 분들까지 다양해요. 그중에서도 주부 분들을 만나면서 느낀 거는 그분들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분들이 정말 원하는 건 돈을 많이 버는 것 이전에, 자신의 가치를 찾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갈망이었어요. 그런 분들이 자신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힐링슬립’이에요.”

힐링슬립: 과학적 테라피에 마음을 담다

마사지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지압이나 타이마사지, 스포츠 마사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에 짓눌린 감정노동자들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수면장애환자들은 어떻게 이를 해소할 수 있을까.

웰슬리핑(wellsleeping) 개념을 접목한 힐링슬립 (http://cafe.naver.com/godlove9653)은 치유와 힐링을 대표하는 새로운 개념의 에스테틱 브랜드다. 힐링슬립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낮잠’, ‘꿀잠’, ‘꽃잠’ 케어를 추천하고 있다.

“만성피로, 불면증, 두통, 소화불량, 혈액불순환 등의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리고 각종 전염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항상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죠. 우울증,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 등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공통된 문제들이에요.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도 진단이 나오지 않고 딱히 증상을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는 힐링슬립이 탈출구가 될 수 있어요.”

힐링슬립은 입소문을 통해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좋은것을 먼저 나누고 싶은 것이 가족이기에, 특히 가족 회원들이 많다. 예를 들어 힐링슬립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여성이 신경이 악화되어 있는 자신의 친동생을 위해 티켓을 끊어주었다. 그리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친동생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남편을 설득해서 힐링슬립을 방문했다.

“고객분들을 상담해보면, 자신의 생각에 갇혀 괴로움을 받는 분들이 무척 많으세요. ‘나는 아파’, ‘나는 지쳐있어’, ‘나는 이거 하면 안 돼’와 같은 것이죠. 힐링슬립은 몸을 치유하는 것과 동시에 이러한 생각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요. 건강 때문에 등산을 가면 큰일 날거라고 하셨던 여성분이 즐겁게 산을 오르고 오랜 불면증으로 고통받은 분이 관리가 언제 끝난 지도 모르게 잠에 빠지기도 하지요.”

힐링슬립은 고객이 최상의 컨디션을 낼 수 있도록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그날의 기분을 파악하여 집중과 휴식의 완급을 조절한다. 이를 위해 고객의 작은 심리 상태 변화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이러한 감성스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테라피스트의 마인드가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김 대표는 힐링슬립을 운영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마인드를 꼽는다.

“잠실에 있는 L백화점에 가면 가장 전망이 좋은 층에 서점이 하 있어요.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그곳에 뭐가 있는 줄 아세요? 손님들이 앉아서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어요. 명품 매장이나 예약을 해야만 앉을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올 수도 있었을 텐데, 누구에게나 자리를 내어주는 서점 책상이 자리하고 있는 거지요. 저는 그게 바로 경영의 마인드라고 생각해요. 백화점과 시장 점포의 차이가 무엇이겠느냐는 거예요. 경영이란 일반적인 관점을 깨는 콘텐츠를 가지고 문화를 리드해 가는 거지요. 그것도 좀 여유 있게 말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물건 하나 파는 것에 급급하기보다 사람을 봐야 해요. 힐링슬립을 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당연한 거지요. 하지만 돈을 먼저 보는 것과 사람을 먼저 보는 것은 그 결과에 있어서 하늘과 땅 차이에요.”

기본으로의 회귀: 사람, 사랑

에스테틱 시장이 변하고 있다. 미용실이나 동네샵에서 피부관리를 받던 때와는 달리 전문적인 체인점들이 생겨나고 대기업들의 자본이 에스테틱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 동시에 그 양과 폭도 넓어졌다.

특히 메디컬 에스테틱이 강세를 보이며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물론이고 산부인과와 한의원에서도 에스테틱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힐링슬립을 미래 에스테틱 산업의 방향타로 꼽는 이유는 에스테틱에 대한 김 대표의 확고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양적으로는 팽창하는데, 막상 제대로 운영되는 곳을 찾기는 어려워요. 창업하기 전에 고객이 왜 에스테틱을 찾는지부터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그분들이 사치하려고 에스테틱을 찾는 게 아니거든요. 정말 피곤하고 지치니까 오시는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 오일 몇 방울 발라주고 마사지 좀 해준다고 쉽게 회복되지 않아요. 정말 피곤하고 기대 쉬고 싶을 때 생각나는 음식은 고급레스토랑의 유명 세프가 내오는 요리가 아니라 사랑과 정성이 담긴 엄마표 집밥이지요. 엄마는 음식을 잘 못 해도 자식을 위해 집중하고 최선의 노력을 하거든요. 에스테틱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봐야할 때에요.”

에스테틱은 그 어떤 산업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중요한 산업이다. 룸 안에서 한두 시간에서 길게는 세 시간 동안 신체를 만지며 교감해야 한다. 그렇다면 에스테틱의 뿌리와 핵심은 뭘까. 김 대표는 수많은 실패를 통해서 교훈을 얻고 이를 통해서 에스테틱 산업의 바탕을 직시하게 되었다.

“가장 큰 포인트는 역시나 사람이에요. 단순히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다고 모두가 금메달을 따는 건 아니잖아요. 훈련과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결국, 전문 기술이 15%라면 나머지 85%가 마음이에요. 힐링슬립을 받는 사람도 사람이고 하는 사람도 사람이기에 힐링슬립이라는 콘텐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는 안 돼요. 그래야 관리하시는 분들도 관리하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 회복되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요. 자신으로 인해 타인이 회복되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일이 힘들지 않거든요. 저 역시도 현장에서 교육을 진행하며 스스로 보람과 기쁨을 느껴요.”

그런 의미에서 힐링슬립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의사나 테라피스트는 공통적으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큰 이들이 잘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대표는 희생과 사랑의 마음을 아는 전업주부들도 힐링슬립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나는 전문지식도 없고 피부미용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창업을 해서 잘 운영할 수 있을까?’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오히려 교육 효과가 더 좋은 경우가 많으세요. 고정관념과 고쳐야 할 습관이 없기에 포용력이 좋은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거는 마인드고 그를 통해 융합될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 부족한 거는 교육을 통해서 충분히 보충할 수 있거든요.”

김 대표는 제2의, 제3의 김숙자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를 발전시키고 힐링슬립을 알리기 위해 교육을 통해 진심을 가진 에스테틱 인재를 배출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20년이 넘게 이쪽 일을 해오면서 떠오르는 단어는 오로지 하나밖에 없어요. 바로 ‘사랑’이에요. 더 멋있는 단어를 누가 가르쳐 주면 모르겠지만, 제가 이 일을 한 시작점도 그리고 지속하게 하는 힘도 결국 ‘사랑’이거든요.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도 그리고 그것을 누리는 것도 결국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사랑’뿐이니까요. 에스테틱의 산업이 어떻게 변해가든 그 중심에 사랑의 가치가 빠지면 안 될 거예요.”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김수석 객원기자(kss@egihu.com), 촬영 = 윤동길 객원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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