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유방건강·볼륨감 포기할 수 없다? … 수술 전 ‘기초자료’ 만드세요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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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형물 성형, 유방촬영시 용이하고 확실한 볼륨증대로 추천
지방이식·필러 포기할 수 없다면 수술 전 영상·초음파 촬영 … 전후비교 가능토록 해야

국내서 가슴확대수술이 대중화되는 추세지만 수술 전후 가슴 건강에 끼칠 우려를 걱정하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가슴은 여성미를 상징하는 것은 물론 여성의 평생 건강과 연관이 깊다. 예뻐지는 것도 좋지만 ‘유방암’과의 연관성을 배제할 수 없어 수술 결정에 앞서 자신의 가슴 상태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가슴성형을 하면 유방암이 발병하기 쉽다’는 의미가 아니라 미리 건강상태를 체크해 최적의 수술결과를 내기 위한 절차로 봐야 한다. 유방암은 2001년부터 한국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여성암 부동의 1위다. 또 폐경기 이전 40대 전후의 젊은 환자가 많은 게 특징인 만큼 조심해서 해로울 게 없다. 무엇보다 모계질환이므로 어머니, 외할머니, 이모, 자매 등에서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수술에 앞서 검진은 필수다.

가슴성형을 결심한 경우 우선 해당 병원에서 초음파 등으로 가슴 상태를 검진하고 이상소견이 보이는 경우 영상의학과와 협진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에 앞서 스스로 영상의학과 등을 찾아 검진을 받는 환자는 전체 환자 중 2~3%에 그치는 정도다.

검진 없이 수술에 나섰다가 나중에 종양이 발견되면 보형물을 놔둔 채 종양을 제거하는 게 어려운 데다가, 보형물을 제거하는 비용까지 따로 부담해야 한다. 이후 가슴확대수술을 다시 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워질 우려가 있다.

외과 전문의들이 가장 추천하는 시술은 보형물 성형이고, 다음은 지방이식이며, 가슴필러의 경우 웬만해선 고려하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정작 환자들은 ‘안전하고 자연스러운 성형’이 대세인 만큼 보형물보다 자가지방이나 필러를 활용해 가슴성형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를 시행하는 성형외과에서도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아 보형물 성형에 비해 안전하다’는 것을 표방한다.

물론 시술방법 면에서는 자가지방이나 필러 등이 보형물을 삽입하는 것보다 간단하게 이뤄지지만 문제는 수술 후다. 이후 검진 시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대다수 여성은 가슴건강을 생각한다며 보형물수술을 기피하는데, 오히려 보형물이 유방암 발병과 관계가 없고 가장 안전하다. 가령 보형물이 가슴에서 터져도 내용물이 누수되는 양이 많지 않고, 이는 인체에 해롭지 않은 성분이다. 또 영상촬영 시 보형물은 확연히 표시가 나 어렵지 않게 문제를 찾을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대로 정품 보형물을 활용하고, 10년에 한번씩 교체해주면 큰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이재희 휴먼영상의학센터 유방클리닉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지방이식의 경우 ‘내 조직’을 활용하므로 무조건 안전하다고 여기는데, 간혹 생착되지 못한 지방층이 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몸속에 그대로 남으면 단단하게 굳어져 ‘석회화 현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석회화는 그 자체로 암의 초기 단계로도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지방이식으로 가슴확대수술을 받았다면 검진 전 반드시 의사에게 시술 여부를 언급해야 한다”며 “지방이 가슴 속에서 뭉치면 양성종양으로 구분하기 어려운데 이를 완벽하게 판별하려면 맘모톰을 이용해 조직검사를 실시해야 하며, 이럴 경우 상당수에서 양성종양이 아닌 지방덩어리로 판명된다”고 덧붙였다.

가슴필러는 가슴조직 아래 공간에 자가지방 대신 필러제를 주입해 볼륨감을 키우는 방식이다. 히알루론산·콜라겐·칼슘 필러 등 기존 코, 이마 시술에 활용된 것을 그대로 쓴다. 필러 자체가 부드러워 자연스러운 모양이 형성되는 게 장점이며, 지방이식을 원하지만 너무 말라 채취할 지방량이 적은 여성이 고려하기도 한다.

아직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없지만 필러도 일종의 화학성분인 만큼 종양을 발생시킬 확률이 높다고 보는 의사가 적잖다. 또 주입된 필러는 암검진시 종양과 구분하기 어렵고, 체내에 흡수돼도 마찬가지다. 결국 유방암 검사에 방해가 되므로 되도록 않는 게 바람직하다.

그는 “히알루론산필러가 주입된 가슴에만 유방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콜라겐이나 실리콘으로 된 필러를 가슴에 주사하면 유방촬영술·유방초음파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유방질환 검진이 어려울 수 있다”며 “콜라겐 필러를 주입한 사람의 유방촬영검사 결과지를 보면 이물질이 잔뜩 낀 듯 뿌옇게 나와 속을 들여다 볼 수 없고, 초음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물론 유방암 자체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승철 화양영상의학과 원장은 “필러조직과 암조직은 모양이 다르다”며 “하지만 필러제 성분에 따라 양성종양·낭종과 비슷한 형태로 찍힐 우려가 있어 경험이 적은 의사는 이를 보고 판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경우 결국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희 원장은 “정품이 아닌 사이비 필러로 ‘야매수술’을 받은 경우엔 더욱 큰 문제가 된다”며 “중국에서 가슴에 필러시술을 받고 내원한 환자는 필러제가 복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가지방이식이나 필러 가슴확대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수술 전 전반적인 유방검사 자료를 만들어 놓은 뒤 수술대에 눕는 게 좋다. 이승철 원장은 “시술 전후 유방초음파, 유방촬영술 등 검진 결과를 남겨두면 이후 검진에서 건강 상태를 비교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슴성형을 받을 성형외과에서 주치의의 전반적인 검사 후 문제가 없다면 바로 수술에 나서도 된다”며 “다만 이상 소견이 보이는 경우 주치의와 영상의학과의 협진으로 좀더 심층적인 검진을 받은 후 수술에 나서야 안전하고 아름다운 체형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재 = 정희원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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