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유은정 원장, 갱년기 여성을 위한 힐링 처방

  • 입력 2014년 8월 29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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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언제까지나 아름답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갱년기란 남녀를 불문하고 40대 중반부터 시작되는 ‘피할 수 없는’ 노화과정의 하나이다. 하지만 동시에 잃어버렸던 ‘자아’를 찾고 백세 시대를 준비하는 ‘인생 2막’의 시작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은 88세이며 계속 증가할 것이다. 여성은 남은 삶의 기간 동안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고 있으며, 학력과 직업 선택에서도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여성 투표권이 생긴 지 백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토록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의 건강은 남성보다 취약하다. 여성은 생리, 임신, 출 산, 양육, 폐경 등 여성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생물학적인 주기에 맞춰 심신이 심하게 요동치는 것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중에서도 갱년기는 여성에게 무력감을 안겨주는 시기이다.

“여성에게 있어 갱년기는 생리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서서히 진행되는 평균 4~7년 정도의 기간을 말해요. 이러한 생식기관의 퇴화는 곧 여성성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월경, 임신, 출산, 육아라는 모성의 의무에서 벗어나는 ‘자유’라고도 볼 수 있어요. 저는 갱년기가 가정과 육아로 ‘자아’를 잃어버렸던 여성들이 이제는 진정으로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과 적성을 발견하여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인생 2막’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유은정 원장은 비만·스트레스 클리닉을 운영하며 10~70대 여성의 일생을 파노라마처럼 관찰해왔다. 여성들의 건강과 심리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유은정 원장은 마음건강주치의, 라이프닥터로 활동하며 심리적인 허기를 다루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은정의 좋은의원(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유 원장(44)을 만나 갱년기 여성의 자기관리법에 대해 들었다.

건강하게 제2의 인생을 즐겨라!

갱년기 증상은 크게 신체적 증상과 정신적 증상으로 나뉜다. 신체적 증상은 여성호르몬의 결핍으로 인한 질건조감, 성교통, 방광염, 질염 등의 비뇨생식계 증상과 함께 피부건조 및 탄력저하, 근육통, 관절통, 골다공증,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정신적 증상으로는 우울과 불안이 대표적인데, 피로감, 신경과민, 단기기억장애, 집중력 저하, 불면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갱년기에는 나이탓, 체력탓을 하는 무기력감이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이제 내가 늙었구나…….’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면, 이미 갱년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갱년기를 겪는 분들에게 ‘되도록 젊어 보이려고 애써보자’고 말하고 싶어요. 자신의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스타일을 따라 하거나 골프나 헬스와 같은 스포츠도 즐겨보세요. 요즘은 안티에이징의 시대라기보다는 웰에이징의 시대죠. 갱년기 이후에는 젊음이 줄 수 없는 원숙함의 아름다움이 있어요.”

중년은 청년기에 습득한 기술과 경험으로 인해 가장 창의적이며 생산적인 나이이기도 하다. 심장마비로 인한 갑작스러운 친구들의 죽음을 겪게 되고 주변 사람들의 투병을 지켜보게 되면서 이제 남은 인생을 더 생산적으로 불태워야겠다는 강한 욕구가 오히려 생길 수 있다.

유 원장은 “갱년기를 더는 ‘중년의 위기’라고만 보지 말고 성숙의 시기로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라며 말이다.

“저는 재충전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꼭 마련해요. 일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는 미니여행을 한답니다. 잠시 슈퍼를 들려서 장을 보기도 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기도 하고, 동네 한 바퀴를 멍하게 돌면서 ‘slow time’을 가지죠. 내 삶이 마치 ‘컵에 물이 찰랑찰랑 차있듯’ 여유가 없으면 어느새 ‘왈칵!’ 쏟아지죠. 그럼 나도 불행하고 주변도 불행해져요. 행복한 습관, 가정과 일의 조율은 결국 ‘남 탓’에 있지 않습니다. 이런 작은 일상의 습관들이 나를 피곤하게 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행복을 주죠.”

유 원장은 행복한 습관으로 ‘목욕’을 추천한다. 중년여성은 아이들, 남편 등을 우선으로 생각하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목욕시간은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몸, 자신의 생각을 쓰다듬고 격려하는 좋은 시간이 된다.

“나는 내 몸과 대면하는 혼자 있는 목욕시간에 몸을 씻겨내면서 스트레칭도 하고 동시에 머릿속 부정적인 생각과 불쾌한 감정을 벗겨내려고 합니다. 로즈향이 나는 거품 목욕을 하다 보면 시댁식구의 말 한마디나 아이들의 못마땅한 습관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우치게 돼요.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요? 하루에 한 번, 샤워하고 머리 감는 시간 20분은 생활 속 습관으로 꼭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유은정 원장의 건강 TIP

1. 피부의 건조증에 ‘동백오일’을 사용한다.
가을이 오니 피부가 건조함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을 것이다. ‘동백오일’은 기름지지 않으면서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주어 얇고 건조한 피부에도 잘 맞는다. 유 원장은 얼굴, 손, 발은 물론 머리카락에도 동백오일을 바른다.

2. 인공누액 사용을 습관화한다.
나이가 들수록 눈이 뻑뻑하고 시야가 침침한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온종일 곁에 두어야 하니 ‘안구건조증’이 문제다. 안구 건조는 시력저하와 노안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유 원장은 눈이 뻑뻑할 때마다 인공누액을 사용한다.

3. 검정콩밥을 섭취한다.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을 대체할 수 있는 요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유 원장이 선택한 것은 ‘콩’이다. 콩에 있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성분이 여성 호르몬의 역할을 대신 해주어서 얼굴의 홍조라든지, 신경적인 불안정을 막아준다. 그리고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중년에게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특히 ‘검정 콩’에는 다른 콩보다 이소플라본이 풍부하여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먹는다. 또한, 렌틸콩은 면역력 증가, 노화방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어 카레나 샐러드 조리 시 꼭 첨가해서 섭취한다.

나 홀로 살아가는 법

초혼연령이 늦어지면서 ‘화려한 싱글’이란 말도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1인 가구는 여러 가지로 불안정하다. 여성이 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서적 안정은 필수.

혼자서 밥 먹을 수 있는 용기, 주변의 시선을 이길 수 있는 냉정함, 텅 빈 집에 반겨주는 이 없이도 삶을 즐길 줄 아는 여유, 나에게 더 기회를 줄 수 있는 투철한 직업관, 배우자의 경제력에 의존하지 않을 돈까지 구비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화려한 싱글은커녕 평범한 솔로만 돼도 다행인 게 현실이다.

“1인 가구는 비단 독신여성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백세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어느 시점에 홀로 남겨질 때가 찾아올 거예요. 부부가 이혼을 하지 않고 끝까지 같이 살더라도 평균 남녀 수명이 10년 이상 차이가 나니 적어도 10~15년은 여성 홀로 남겨지는 셈이죠. 그러므로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는 방법들을 개발해야 해요. 어느 날 갑자기 혼자서 잘 지낼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인생의 후반기에는 ‘의미’라는 것이 참 중요한 단어가 돼요. 나를 즐겁게 하든, 남을 돕든, 목적이 있는 행동을 해야 하죠.”

그런 의미에서 유 원장은 ‘종교’를 권한다. ‘삶의 의미’를 되찾고, ‘마음’을 다스리며, 공동체와 연결되고, 더 나아가 남을 돕는 봉사까지. 종교가 주는 이득은 참으로 많다.

1인 가구 여성에게 권하는 생활지침

1. 입면과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불규칙한 생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2,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술·담배보다는 동호회나 종교 활동을 한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취미활동을 가져보자. 가족이 새로운 개념으로 다가올 것이다.

3, 누워서 TV를 시청하거나 바닥에 엎드려 컴퓨터를 하거나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갖고 놀지 말아야 한다. 이런 IT기기에 의존하다 보면 불면과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4, 식사할 때 대충 한 끼로 때우지 말고 건강한 밥상을 챙기도록 한다. 다양한 식단을 미리 꾸려 양질의 식사를 하도록 하자.

5, 정기적인 건강검진, 주 3회 이상의 운동, 위급 시 비상연락망을 미리 세팅해놓자.

사랑하면 아름다워진다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으로 마음앓이하는 중년여성이 늘고 있다. 이 증후군은 애정의 보금자리로 생각했던 가정이 빈 둥지로 전락하고 자신은 빈껍데기 신세가 됐다는 불안하고 우울해 하는 심리적 현상 일체를 말한다.

주로 중년의 주부가 자녀들이 장성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잃었다고 느끼는 가운데 나타난다. 남편은 바깥일에 몰두하느라 아내의 기대감을 채우지 못하고, 자녀들은 진학, 취직, 연애, 결혼 등 각자의 생활에 집중하느라 엄마에게 소홀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갱년기를 내 삶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하는 기회로 삼는 게 좋아요. 그동안 남편과 자녀 때문에 밀려났던 자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계획하는 게 바람직하죠. 그래서 저는 끊임없이 사랑할 것을 권해요. 우울과 폭식증에 빠진 분들을 보면, 대체로 자존감이 낮습니다.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왔기 때문에 끊임없는 ‘긴장’의 연속과 ‘심리적 허기’로 내 몸을 돌보지 않고 좋지 않은 음식을 계속해서 먹고 살이 찌고, 또 그로 인해 우울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죠.”

윤 원장이 말하는 사랑은 어떤 대상에 대한 애착을 말한다. 예컨대 애완견이나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취미생활, 일상의 소소한 재미 등 매너리즘과 피로를 날려줄 그 무엇이 의도적으로 마련된다면 우울과 폭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꼭 특급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 줄 소일거리가 필요하다. 산책, 취미, 애착, 사랑, 수면 등은 도파민뿐만 아니라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올려주어 우울, 무기력,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허기를 채워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해타산 없는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몰라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재테크일 뿐 아니라, ‘우(우정)테크’라는 것도 잊지 마세요. 연애라고 남녀만 해야 하나요. 연애하는 기분이 나듯이 피곤해도 어떻게든 연락하고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친구사이에서도 똑같아요. 단, 나의 심리적 허기, 공허함은 다른 사람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마음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기대면 내 안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게 되고, 수시로 실망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피해의식 때문에 스스로 담을 쌓게 되어 더욱 외로워지죠.”


몸과 마음의 칼로리를 낮추자!

유은정 원장은 14년간 스트레스·비만치료를 하면서 우울하고 힘들어하는 여성들의 문제 중 상당 부분이 다이어트와 아름다운 외모 가꾸기를 통해 해결되는 것을 목격했다. 외모가 경쟁력, 아니 권력이 되어버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아무도 외형에서 자유로워질 수가 없으므로 외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다만, 외모의 변화뿐 아니라, 내면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존감’을 높이는 노력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유은정의 좋은의원에서는 첨단장비를 통한 실질적인 체형관리도 빼놓지 않는다. 비너스레이저는 처진 엉덩이, 팔, 복부, 가슴에 탄력을 부여하고 올려붙여 주는 효과가 있어 바디라인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갱년기 여성에게 사이즈 감소 뿐 아니라, 운동과 체중감량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바디라인을 완성시켜 준다. 또한, 얼굴팁이 별도로 내장되어 있어 팔자주름, 이중턱, 피부처짐의 문제를 개선해준다.

“남편의 외도와 무관심으로 고통받던 50세 여성이 우리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내가 아픈 만큼 다른 사람도 힘들었으면…’하는 미움으로 숨도 잘 안 쉬어질 때가 있다고 했죠. 그 여성분에게 자존감치료와 함께 실질적인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적용했습니다. 2달 만에 10kg 가량을 감량하며 날씬한 라인과 당당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 그분은 ‘세상이 달라진 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남편의 마음도 돌아오고 자녀들도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지금 상처받고 있는 갱년기 여성이 있다면, 여자로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30~40년 남은 인생을 새로 개척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은정 원장 역시 갱년기를 앞둔 여성이지만,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도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삼성카메라, LG패션, 화장품 등의 광고모델을 했고, 스타일과 패션에 관심을 두고 ‘옷장심리학’을 생각해내기도 했다.

2001년 서울 내 비만클리닉을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에, 비만과 스트레스를 치료하는 클리닉을 열었고, 현재는 유은정의 좋은의원(www.goodimageclinic.com)에서 환자들과 소통하며, 상처받은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있다. 특히, 폐경을 맞으며 몸과 마음의 무게가 늘어난 갱년기 여성들이 윤 원장을 찾아 삶에 찌든 무게를 벗어내고 있다.

“폐경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폐경 이후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5kg의 체중이 증가한다고 해요. 그러니 갱년기 여성이 다이어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요. 폐경 이후에 갑자기 늘어난 체중과 복부지방은 미용적인 면뿐만 아니라,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 되거든요. 다만, 갱년기 여성에게는 단순히 시술만 해주는 ‘감량기술자’가 아닌 전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믿고 공개할 수 있는 ‘평생 주치의’가 필요해요. 체중조절을 하면서 그동안 등한시했던 자신의 식습관을 살펴보고 날씬한 몸매를 되찾아 자신감을 가지면 자녀나 가족이 아닌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요. 여러분도 여성으로서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말고 ‘오늘이 가장 어린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즐거운 삶을 영위하셨으면 좋겠어요.”

기사·사진 제공 : 엠미디어(M미디어 www.egihu.com ) 김수석 기자(kss@egihu.com), 권오경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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