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노인 불면증 방치하면 치매 위험 2배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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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장복 시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
한양방 병행 치료 안전성-효과 밝혀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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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교수
조승연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교수
양질의 수면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데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신체 기능이 회복될 뿐 아니라 기억이 강화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수면장애가 증가해 노인 인구의 30∼50%가 불면증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노년기에는 총 수면 시간이 5∼7시간으로 줄어들고 수면 효율도 감소하며 규칙적인 근무나 식사 습관도 없어지면서 일주기 리듬도 약화된다.

깊은 수면을 하지 못하면 치매와 관련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증가하고 염증 반응과 시냅스 변화를 통해 신경 퇴행이 일어난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2∼2.5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치매 예방을 위해서라도 노년기에 불면증이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노인에게 불면증 치료는 쉽지 않다. 약물치료보다 비약물적 치료인 인지행동치료가 최우선으로 권고되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임상 현장에서 널리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수면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수면 시간이 약간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인지 기능이 오히려 저하되거나 낙상 위험이 증가하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노인 불면증에 한의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침 치료와 한약 치료가 불면증이 있는 노인 환자에게 안전하면서 효과가 있다는 것은 국내외 연구 결과로 이미 확인됐다. 침 치료의 경우 내관, 신문, 조해, 삼음교 등의 혈자리가 많이 사용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조정하게 된다.

한약 또한 환자 상태를 고려해 다양한 처방이 사용되고 있는데 귀비탕, 온담탕, 산조인탕 등에 일부 약재를 추가해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 중 가미귀비탕은 불면, 건망에 사용돼 온 처방으로 불면증에 객관적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이 입증됐으며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이 돼 노인 불면증에 활용할 수 있다.

불면이 지속돼 장기간 수면제를 복용해 온 경우 환자 임의로 약을 중단하면 반동(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한의 치료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개선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수면제 용량과 빈도를 점차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

조승연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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