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형 콘텐츠로 구현한 뿌리산업 명장의 기술력·노하우 ‘디지털 뿌리명장’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10월 25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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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이 뿌리산업 관련 대한민국명장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 메타버스 등 실감형 콘텐츠로 구현한 ‘디지털 뿌리명장’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은퇴를 앞둔 뿌리산업 명장의 기술력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기술력을 보다 쉽게 전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라이크코퍼레이션은 ‘2023 소부장뿌리 기술대전’에서 ‘디지털 뿌리명장’을 선보였다 / 출처=IT동아

뿌리산업 기술 보존과 원활한 교육을 위해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최종 제품에 내재되는 기반 산업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주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소성가공(단조) 등 금속 소재 관련 6개 공정 기술을 뿌리산업으로 지정했다가, 지난 2021년 12월 뿌리산업법 시행령을 통해 사출 및 프레스, 정밀가공, 적층제조, 산업용 필름 및 지류 공정, 로봇, 센서, 산업지능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설계 등 8개 산업을 추가했다. 지금은 총 14개 산업이 뿌리산업에 속한다.

각 뿌리산업에는 해당 기술에 숙련된 인력이 있다. 우리나라는 숙련기술장려법 제 11조 규정에 따라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숙련 인력을 선별해 대한민국명장으로 임명하고 있다. 명장은 산업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서 숙련 기술 발전 및 숙련기술자의 지위 향상에 크게 공헌한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이들 명장은 은퇴를 앞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뿌리산업의 경우 청년 인력 부족을 겪고 있어 명장의 기술 전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이 보유한 기술력이나 노하우가 사라지게 되면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손해다.

이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명장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전수하기 위해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라이크코퍼레이션과 함께 실감형 콘텐츠를 적용한 교육 콘텐츠 ‘디지털 뿌리명장’을 개발했다.

라이크코퍼레이션은 VR, MR, 메타버스 등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관련 교육, 세미나를 진행하는 실감형 콘텐츠 전문 업체다.

실감형 콘텐츠를 더한 디지털 뿌리명장

디지털 뿌리명장은 MR, VR 교육 콘텐츠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나뉜다. 분야는 기존 뿌리산업인 주조, 금형,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단조 등 6개 분야다. 이들 콘텐츠는 명장과 함께 기획 및 구성했으며, 콘텐츠 제작 후 검수도 받았다.

디지털 뿌리명장 MR 교육 콘텐츠는 실감형 교육 및 가이드 콘텐츠다 / 출처=IT동아

디지털 뿌리명장 MR 교육 콘텐츠는 장비의 조작법을 MR 환경으로 구현한 실감형 교육 및 가이드 콘텐츠다. 요즘 나오는 장비의 경우 상당 부분 자동화되어 있어 버튼이 많다.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조작법 숙지가 필수다. 하지만 단순히 매뉴얼만 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직접 체험하면서 몸으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뿌리명장 MR 교육 콘텐츠를 이용하면 실제 현장에서 장비를 보면서 그 장비의 역할이나 기능, 조작법을 확인할 수 있다. MR 전용 HMD(Head Mounted Display) 착용 후 장비를 보면 가상의 설명창이 나오고 기능과 사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디지털 뿌리명장 VR 교육 콘텐츠는 명장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VR로 구현했다 / 출처=IT동아

디지털 뿌리명장 VR 교육 콘텐츠는 뿌리산업 분야 대한민국명장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VR로 구현한 교육 콘텐츠다. 가상환경에서 장비를 이용해 절차에 맞게 실습하면서 장비의 사용법과 공정을 습득하도록 구성했다. 실제 명장의 조언을 받아 제작한 덕에 현장 노하우까지 담아낸다. 안전한 가상환경에서 해당 공정을 능숙해질 때까지 반복할 수 있고, 명장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디지털 뿌리명장 메타버스 플랫폼은 교육 및 관리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디지털 뿌리명장 VR 교육 콘텐츠를 연동해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거리나 시간, 일정 등의 문제로 교육생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울 때 활용하기 좋다. 어디에 있든 HMD를 착용하고 원격으로 접속하면 명장에게 직접 교육받을 수 있다.

명장의 화면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생의 실습 화면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점 또한 디지털 뿌리명장의 장점이다. 이 기능을 통해 명장은 교육생의 동작을 보면서 직접적으로 조언할 수 있다. 음성이나 화면 공유는 물론 영상, 문서 등의 파일 업로드도 가능하고, PPT를 보면서 화면에 표시할 수도 있다. 콘텐츠 관리 기능도 넣었다.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하면 참여자 학습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뿌리명장 메타버스 플랫폼은 어디서든 원격으로 참여해 명장에게 교육받을 수 있다 / 출처=IT동아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영어, 인도네시아어 번역 기능도 추가했다. 문자를 타이핑하면 실시간으로 번역해서 읽어준다. 지원 언어는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한 클래스에 8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으며, 클래스는 동시에 10개까지 개설할 수 있다.

전빈 라이크코퍼레이션 책임연구원은 “각 분야의 명장이 강조하는 부분과 그들의 노하우를 반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라며 “명장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직접 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조 기술의 특성상 몸으로 배우고 체득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사진이나 그림, 텍스트 위주의 문서보다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종합 교육 플랫폼 구축할 것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현재 디지털 뿌리명장을 관련 산업 재직자 대상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추후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교육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근로자 교육생을 배려하기 위함이다.

또한 외국인 교육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뿌리산업에 투입되는 외국인 근로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사전 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됐다가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기본적인 교육을 먼저 진행해 업무나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작업 절차 숙지 및 반복을 통한 실무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또한 젊은 층의 인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디지털 뿌리명장을 근로자, 외국인, 신규 인력 교육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 출처=IT동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전국에 디지털 뿌리명장을 위한 교육장도 확보할 계획이다. 디지털 뿌리명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용 HMD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뿌리산업 6개 분야 조합이 보유한 전국 교육장을 VR 및 메타버스 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장비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6개 분야 조합 및 학회와 협력 중이다.

강정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특히 메타버스를 제조업에 적용한 사례는 거의 없다”라며 “기존에 구축한 이론 교재, 동영상 교재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종합 교육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실제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 것은 물론 제조업의 가장 기반이 되는 뿌리산업을 알리고 관심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IT전문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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