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발생 위암-대장암, 조기검진 늘면서 생존율 1위 암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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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건강검진, 꼭 받아야 할까
암 조기 발견에 결정적 역할
조기 발견할수록 생존율 높아져
증상 없어도 내시경 검사 받아야

건강검진의 목적은 ‘질환의 예방’이다. 우리나라는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암 검진을 하는 유일한 나라다. 주요 암의 발생이 높아지는 나이 때부터 시작되는 국가 암 검진은 중요하다. 기쁨병원 건강검진센터 김정미 과장에게 암 건강검진의 필요성과 검진센터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들을 들어봤다.

―국가 암 검진이 왜 중요한가?

“2022년까지 10년간 국내 사망 원인을 보면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재작년 폐렴을 제외하고는 사망 원인 상위 1, 2, 3위가 10년 전이나 작년이나 똑같다. 암과 심장혈관, 뇌혈관 질환(순환기계 질환) 순이다. 40대부터 암이 사망 원인 1위다. 암 종별 사망률을 보면 남자는 폐암, 위암, 전립샘암, 대장암, 간암 순으로 높고 여자는 유방암, 갑상샘암, 대장암, 폐암, 위암 순으로 높다. 그래서 사실상 사망 원인 3가지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다. 국가 암 검진은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중요하다. 특히 위암과 대장암은 5년 생존율이 5대 암 중에서 가장 높아 각각 97%, 94%이다. 그만큼 검진 예방의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진 방법은 무엇이 있나?

내시경 검사 시 소화기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가 직접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필요 시 즉시 조직검사나 폴립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검진센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 검사 시 소화기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가 직접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필요 시 즉시 조직검사나 폴립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검진센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위내시경이다. 우리나라는 40세 이상 남녀에서 2년마다 국가 검진으로 시행한다.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 한국인의 위암 발생률은 현저하게 높다. 이는 아마도 김치, 장아찌 등 짠 음식이나 헬리코박터 전파의 위험을 높이는 음식을 한 냄비에서 함께 떠먹는 문화 등의 영향인 것으로 예상된다. 증상이 없으면 내시경검사를 안 하는 사람도 많은데 국내 30∼60대에서 암 발생률 1위가 위암이면서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높으므로 위내시경은 검진의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검사다.”


―고령층에서 내시경은 위험하지 않나?


“한국은 이제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1952년 태생 자부터는 10명 중 1명 남녀 모두 100세까지 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위암 권고안은 85세 이상부터는 위내시경을 한 경우 사망률이 더 높아지므로 검진 목적의 내시경은 권고하지 않는다. 고령층에서는 위암이 발견되더라도 수술로 인한 사망률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기 위암인 경우 시술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도 있어 무조건 검사를 피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반면 검은색 혈변을 본다거나 증상이 발생하면 치료를 위한 위내시경은 꼭 해야 한다. 고령층에서는 수면내시경에 대한 걱정도 크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적정량의 약물을 이용해 내시경을 받는 것으로 수면에서 깨어나기 어렵다든가, 치매가 더 잘 생긴다든가 하지 않는다.”


―대장내시경도 꼭 해야 하는 국가 검진인가?


“국가 암 검진 사업에 대장내시경 검사가 포함돼 있지는 않다. 50세 이상 남녀에서 분변 검사를 우선 시행하고 분변 검사 결과에서 잠혈 반응 양성, 즉 변에서 피 세포가 관찰됐을 경우에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대장암은 국내 30∼60대에서 암 발생률 2위 질환이다. 점점 육식을 많이 하는 서구적인 식습관으로 앞으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어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대장내시경을 국가 검진 때 추가해서 시행하는 것이 좋다. 고기 중에서도 붉은색 고기의 섭취나 굽거나 튀기는 육류의 섭취가 잦다든가, 채소 등 섬유질의 섭취가 부족하다든가, 운동이 부족하다든가, 대장에서 선종성 용종을 발견한 적이 있거나, 대장암 또는 대장선종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가 권고된다. 배변 습관의 변화, 혈변, 복통, 빈혈 등의 증상이 있다면 검진과 상관없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분변 잠혈 검사도 대장암 발견에 근거 있는 검사 방법이므로 귀찮더라도 해당 나이에는 꼭 해야 한다. 국립암센터 대장암 권고안에서는 80세까지 하는 것을 권고한다. 대장암은 암 전단계인 선종을 걸쳐 진행되는데 대장내시경을 통해 선종을 제거하면 암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건강검진 받으러 가면 의사가 상담해 주는데….


“정확한 검진을 받기 위해서는 의사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국가 검진의 기본 문진인 불편한 증상, 기저질환, 흡연, 음주, 운동 관련 문진 또는 우울증, 인지장애(치매) 등을 문진한다. 이후에 추가 검진 수검자마다 각자의 증상, 기저질환, 가족력, 이전 검사의 결과, 의료 자원의 접근성 등을 모두 종합해 국가 검진 이외 항목의 혈액검사나 초음파, CT(컴퓨터 단층 촬영), MRI(자기공명영상법) 등의 추가 검사에 대해 안내한다. 검진 후 결과에 대한 사후관리에서도 전문의의 역할은 중요하다. 국가 검진 또는 추가 검사 결과에 대해서 검토하고 추가적인 정밀 검사 또는 추적 관찰이 필요한 경우 향후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할 수 있다.”


―추가 검사는 어떤 경우에 받아야 하나….


“국가검진을 받을 때 검진에 포함되지 않은 혈액 검사나 초음파 검사 등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해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개인의 기저질환, 가족력이나 생활습관, 이전 검사 결과의 이상 소견에 따라서 추가로 어떤 검사를 하면 좋을지 결정할 수 있다. 이때 검진의사의 자세한 상담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해야 하는 소견이 있는 경우 1년 또는 2년마다 정기적으로 받게 되는 국가검진과 함께 검사를 하게 되면 놓치지 않고 건강 관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검진센터도 많이 생겼다. 집 가까운 곳을 가면 될까….

“많은 사람이 ‘거주지 주변이라서’ 등의 이유로 검진센터를 선택하는데 건강에 있어 신중하지 못한 선택일 수 있다. 좋은 검진센터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검진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곳을 방문해야 한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예방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사후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256채널급 저통증 유방 촬영기. 검진은 다양한 검사 기기를 통해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 기기의 성능이 낮다면 병변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거나 의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해 정확한 검진이 어려울 수 있다.
256채널급 저통증 유방 촬영기. 검진은 다양한 검사 기기를 통해 검사가 이뤄진다. 검사 기기의 성능이 낮다면 병변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거나 의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해 정확한 검진이 어려울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의료진의 적극성, 전문성과 정확한 검진을 위한 숙련도 높은 의료진이 있는 곳을 선택한다. 국가 검진의 검사 항목은 국가에서 정해놓은 것으로 전국 어느 병원에서 받든지 간에 모두 같다. 하지만 의료진마다 문진의 깊이, 내시경 시술의 숙련도, 검사 결과 해석과 안내, 추적 관찰 또는 치료 계획 수립의 전문성 등은 하늘과 땅 차이다. 각 수검자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검사를 과잉 진료 없이 의학적 근거를 갖고 권유하는 센터를 찾는 것이 좋다. 또한 내시경 검사 시 소화기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가 직접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를 각각 진행하며 필요시 즉시 조직 검사나 폴립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검진센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검진 시 혈액검사부터 초음파검사, 내시경검사, 엑스레이, CT, MRI 등 다양한 검사 기기를 통해 검진이 이뤄진다. 검사 기기의 성능이 낮다면 병변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거나 의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못해 정확한 검진이 어려울 수 있다.

의사가 검사에 대한 해석, 관찰, 치료 계획에 대해 직접 설명을 입력해야 한다.
의사가 검사에 대한 해석, 관찰, 치료 계획에 대해 직접 설명을 입력해야 한다.
―추가로 당부할 말이 있다면….

“검진받는 가장 큰 이유는 질환을 예방하고 조기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검진 시 시행한 추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된 수검자의 경우 누락 없이 신속하게 추가적인 정밀검사 필요성에 대한 안내를 받고 해당 진료 과목의 전문의 진료를 바로 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된 질환에 대한 조기 치료가 가능한 곳이 좋다. 예를 들어 유방 촬영 검사에서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 2주 뒤에 결과지만 전송받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직검사가 필요함을 빠르게 전화로 안내하고 같은 병원 내에 유방외과가 있어서 바로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좋다. 이런 서비스가 얼마나 가능한가는 검진센터의 숨은 능력이다.”

내시경 검사 시 소화기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가 직접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필요 시 즉시 조직검사나 폴립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는 검진센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암 건강검진#위암#대장암#내시경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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