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고팍스 인수 협상 막바지…한국 재진출 가능할까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4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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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국내 거래소 고팍스 간 인수 협상이 막바지에 도달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이준행 고팍스 대표 지분 41%를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지난달 실사를 진행했다. 원화마켓 거래소를 인수함으로써 한국에 재진출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고팍스 역시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의 실사를 성공적으로 끝냈고, 양사 간의 협의도 대부분 이뤄졌다고 공지함으로써 바이낸스의 인수가 막바지에 도달했음을 간접적으로 알렸다.

고팍스는 지난달 31일 공지를 통해 “현재 해외투자자 참여에 따른 절차상 점검, 일부 소액주주들과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며 “당사의 통제 밖에 있는 사안으로 인해 (인수) 마무리가 예상보다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바이낸스는 한국 시장에 재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자오창펑(Changpeng Zhao)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일 <뉴스1>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을 준수해 한국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바이낸스는 ‘바이낸스 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지난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준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국내 시장에 재진출하기 위해선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실명계좌)를 획득하는 등 특금법을 준수해야 하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고팍스 인수를 택했다는 추측이다.

바이낸스는 같은 방식으로 일본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지난해 바이낸스는 일본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확보한 거래소 SEBC를 인수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동일한 방식으로 한국 시장을 노릴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와의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팍스의 예치 서비스 ‘고파이’가 현재 곤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고파이는 해외 가상자산 브로커리지 업체 제네시스트레이딩을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하면서 제네시스트레이딩도 FTX에 자금이 묶인 신세가 됐다.

이에 제네시스트레이딩은 자금 상환을 중단했고, 고팍스도 고파이 예치금을 제네시스로부터 돌려받지 못하면서 고파이 원금 및 이자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현재 고파이에 묶인 고객 자금은 45억원에 달한다.

전북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획득했음에도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고팍스가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다. 매출 규모가 적은 상황에 고파이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자금이 부족할 것이란 추측이다. 또 고팍스에서는 지난해부터 주요 인력이 이탈하기도 했다.

당초 바이낸스가 제시한 금액은 1400억원까지 올라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사 이후 협상 과정에서 더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고팍스의 부채와 고파이에 예치된 고객 자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고팍스는 공지사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의에는 고파이 금액 전체 상환 물량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단, 최근 바이낸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점, 고팍스의 부채가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인수 협상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달 ‘준비금 증명’을 담당했던 회계법인이 감사 중단을 선언하면서 대외 신뢰도가 대폭 하락한 바 있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의 인수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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