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인사팀은 회사와 직원의 협업을 돕는 '브릿지'다", 제네시스랩의 피플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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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12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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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 스타트업人으로 소개할 기업은 인공지능(이하 AI)로 사람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인터랙티브 AI’ 기술을 개발하는 제네시스랩입니다. ‘인터랙티브 AI’를 이루기 위한 서비스 중 하나가 AI면접 솔루션인 ‘뷰인터HR’입니다. 이미 공공기관과 대기업 중 일부는 AI면접을 채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AI가 우리 사회에서 영역을 점점 넓히고 있다는 게 실감이 되네요. 다만, 놀라움과 동시에 ‘AI가 과연 공정할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네시스랩의 HR부서인 피플팀 김창범 리더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창범 리더는 “AI는 블랙박스(알고리즘이 무엇을 근거로 결과를 도출했는지 모르는 상황) 단계를 넘어섰다”고 말했습니다. AI를 활용한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뷰인터HR은 “설명과 추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AI가 어떤 근거로 지원자에게 점수를 줬는지 확인할 수 있고, AI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일치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제네시스랩은 결과의 편향성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김창범 리더에게 제네시스랩의 뷰인터HR, 그리고 피플팀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피플팀은 회사와 직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제네시스랩 피플팀의 김창범 리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IT동아
제네시스랩 피플팀의 김창범 리더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IT동아

IT동아: 안녕하세요. 제네시스랩 피플팀에서 리더를 맡고 계십니다. 피플팀은 인사팀과 같다고 들었어요. 피플팀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김창범 리더: 안녕하세요. 피플팀 역할은 HR 전반의 제도 기획, 제도 운영, 조직문화 조성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인사팀이 채용을 담당한다는 것은 다들 아실 거예요. 채용은 인사팀 업무 프로세스 중 시작 단계입니다. 이외에도 인사팀의 업무는 상당히 세분돼 있습니다. 채용을 하려면 기업의 브랜드를 구축해야겠죠. 채용 프로세스를 만들고 운영하며, 채용을 위한 내부 역량 기준도 만들어야 합니다. 입사자가 회사에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해요. 회사 직원들이 업무를 더 잘할 수 있게끔 합리적인 평가 및 보상 제도를 만드는 것도 피플팀의 역할입니다. 또한, 재택근무 방식과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 업무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 등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문화도 저희가 만들고 있어요.

IT동아: 인사팀은 직원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김창범 리더: 사실, ‘관리’는 과거의 HR 문화가 지향했던 키워드입니다. 최근엔 직원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대신, 직원과 회사가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어우러질 수 있게끔 '연결'하는 걸 HR의 메인 역할로 보는 경향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전엔 회사가 키를 쥐고 직원이 회사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게끔 하는 게 HR의 주된 목표였어요.

출처=제네시스랩
출처=제네시스랩

회사 중심에서 직원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전제로 두고 회사와 직원이 함께 HR 문화를 만들기 시작하게 됐어요. 스타트업에서 그런 움직임이 많이 보여요. ‘피플팀’이란 표현은 앞서 말했던 HR의 새로운 경향을 강조하기 위해서 글로벌 기업에서 쓰던 게 국내로 넘어온 거예요. 저는 이 표현에 '관계를 중시하고, 직원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회사와 직원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해야한다'는 철학이 들어갔다고 해석하고 있어요.

IT동아: 최근 재택근무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가 직원 반발로 변화를 철회한 IT기업이 있었잖아요. 이것도 직원과 회사가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창범 리더: 그렇다고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과거에 볼 수 없던 다양한 갈등이 생기고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조직에서도 갈등을 미리 막는 것보다 발생한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중요해요. HR 문화에 정답은 없고, 회사 내에서도 갈등은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갈등으로 인해 긴장이 생기면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합리적인 대안을 수립해 HR 문화에 반영해야 하는 거죠.

IT동아: 대기업 인사팀에서 스타트업인 제네시스랩의 피플팀에 오셨다고 들었어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인사팀은 많이 다른가요?

김창범 리더: 제가 있었던 기업들은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곳이었어요. 성장보단 시장에서 지위를 유지하는 안정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곳이었죠. 스타트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경영진과 관계자들이 이슈가 생기면 빠르게 소통을 해요. 대기업은 상위 리더의 지시사항을 우선순위로 놓는 경향이 있어요. 제네시스랩도 대표님의 지시사항을 당연히 중요시하지만, 사안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판단하는 권한이 직원들에게도 있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도 그걸 인정해요. 두 가지 방법 중 더 나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 취하는 전략이 다른 거라고 봐요.

IT동아: 제네시스랩 피플팀만의 문화는 어떤가요?

출처=제네시스랩
출처=제네시스랩

김창범 리더: 직원들이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적으로 소통하는 걸 중요시해요. 제네시스랩은 스타트업이니 참고할 수 있는 과거 레퍼런스나 자원이 부족하잖아요. 초기 단계부터 좋은 제도와 문화를 만들려면 다양한 의견이 나와야 하고, 다들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해요. 회사도 직원들의 의견 개진을 장려하고 있고요. 안건 중에서 가능한 것, 불가능한 것, 지금 할 것, 나중에 할 것을 구조화해서 잘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IT동아: 제네시스랩에서 직원들과 함께 만들었던 제도 중 기억에 남는 게 있을까요?

김창범 리더: 최근 저희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노사협의회를 설립했어요.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협력해 근로자 복지 증진,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협의 기구예요. 사용자 측 위원과 근로자 측 위원이 함께 협의를 하는 정기적인 협의체죠.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예요. 피플팀은 노사협의회가 최대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직원들에게 노사협의회를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고, 노사협의회 위원들과 피플팀이 함께 직원 의견을 많이 듣고 있어요. 과거엔 인사팀이 직원을 설득하는 주체였지만, 이젠 직원 측에서도 인사팀 외의 경영진을 설득하는 채널이 생긴 거예요.

피플팀에서 노사협의회에 대한 직원 반응을 확인한 적이 있어요. 직원들 반응을 보면 ‘우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리 말을 다 들어준다는 건 아니지만 의견을 듣고 있다’, ‘회사의 주요 리더들에게 의견이 잘 전달되고 있다’ 등이 있었어요.

IT동아: 제네시스랩의 채용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제네시스랩의 AI영상 면접 솔루션 '뷰인터HR', 출처=제네시스랩
제네시스랩의 AI영상 면접 솔루션 '뷰인터HR', 출처=제네시스랩

김창범 리더: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태도를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지원자의 이력 사항이 보여주는 전문성이 정확한지, 제네시스랩 추구하는 역량과 맞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해요. 우리 문화와 잘 맞는지도 봐야겠죠. 피플팀은 뷰인터HR AI면접 솔루션을 통해서 면접자에 대한 정보를 먼저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볼지 확인해요. AI로 지원서류와 영상 면접 내용을 분석할 수 있거든요. 분석 보고서를 기반으로 면접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를 사전에 고민할 수 있어요.

IT동아: 면접으로 지원자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나요? 면접 질문은 사실 일정한 틀이 있고, 이걸 연습할 수도 있잖아요.

김창범 리더: 쉽지 않죠. 다만, 면접자의 이력은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력서 내용을 기반으로 내용을 추가로 확인하는 게 중요하죠. 이직을 한 이유가 갈등 관리를 못 해서인지,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인지에 따라 저희 판단도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뷰인터HR은 AI를 통해서 역량 점수를 측정하잖아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는지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도 있어요. 사회적 맥락을 파악하기 때문에 대화와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고, 손동작이나 시선 등의 비언어적인 행동도 수치화해서 분석할 수 있어요.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다양한 사안을 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거죠.

뷰인터HR은 지원자의 상호작용 방식을 평가할 수 있다, 출처=제네시스랩
뷰인터HR은 지원자의 상호작용 방식을 평가할 수 있다, 출처=제네시스랩

IT동아: 오랫동안 인사팀에서 근무하면서 느껴왔던 페인 포인트가 AI면접으로 해소됐다고 보시나요?

김창범 리더: 업무 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AI면접으론 많은 지원자가 비대면으로 면접을 볼 수 있으니, 이곳에 들어가는 인력 부담이 줄었죠. 지원자가 회사가 추구하는 인재상과 일치할 확률도 높아졌어요. 뷰인터HR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특정 패턴을 보이는 사람이 직무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다는 걸 확인하고, 이를 레퍼런스로 채용에 활용해요. 면접에서 지원자의 역량 점수를 수치화하고 이 레퍼런스를 참고하면 지원자가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에 부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데이터를 많이 쌓고 분석 엔진을 정교화할수록 결과의 신뢰성은 높아져요. 제네시스랩은 많은 데이터를 통해서 신뢰할 수 있는 AI면접 솔루션을 개발했어요.

IT동아: AI면접은 편향성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 같아요. AI를 통해 채용 기준이 표준화되면 인재를 다양하게 뽑기 어렵지 않을까요?

김창범 리더: 물론, 뷰인터HR도 전적으로 자유롭다고 하긴 힘들 거예요. 뷰인터HR 데이터 라벨링에는 면접에 오랜 경험이 있는 인사 전문가들이 참여했어요. 전문가도 채용 기준이 다를 수 있잖아요. 데이터를 학습할 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 경향성과 편차가 심한 것들은 학습 과정에서 제외하고 있어요. 데이터 학습을 반복하면서 성능을 개선하고 있는데, 매번 편차가 심한 것들은 제외하면서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한, 저희는 AI를 통해서 지원자의 다양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직이 너무 잦으면 서류 심사에서 탈락시킨다’는 룰 베이스의 기존 방식을 쓰면, 그 사람의 역량을 판단할 기회를 가질 수 없어요. 뷰인터HR은 경직된 룰 대신 개별적인 맥락과 지원자의 상황에 집중해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어요. 뷰인터HR을 사용 중인 군(軍)에서는 처음엔 경쟁사 솔루션을 썼지만, 이후로 저희가 경쟁 입찰에서 낙찰됐어요. 뷰인터HR을 통해선 공정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 거 같아요. 뷰인터HR은 어떤 근거로 지원자에게 점수를 주는지 설명이 가능하고, 실제로 회사가 원하는 역량을 갖고 있는지 추적을 할 수 있으니까요.

IT동아: 제네시스랩에는 어떻게 오게 된 건가요?

김창범 리더: 자유롭게 재량권을 갖고서 일할 수 있고 동시에 높은 성장을 추구하는 IT스타트업에 오고 싶었어요. 인터뷰에서 대표님의 가치관에 공감을 했기 때문에 이곳으로 왔어요. 제네시스랩은 AI면접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AI를 활용해서 인류의 삶을 개선하자는 비전을 갖고 있거든요. 이 비전에 공감했어요.

IT동아: 인사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김창범 리더: 처음 회사에 공채로 합격하고 직무 선택을 할 때 특별한 동기보단 인사팀 업무에 대한 호기심이 컸어요. 들어가 보니 저의 성향과 적성에 잘 맞더라고요. 일을 하면서 매력적인 건 회사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거예요. 또한, 직원에게 경영진의 의사를 전달하며 설득하고, 그 반대로 직원들의 의사를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브릿지 역할을 인사팀이 하거든요. 양측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된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IT동아: 일을 할 때 힘든 점은 뭔가요?

김창범 리더: 회사의 결정을 직원들에게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회사의 결정이 항상 합리적인 정답은 아니잖아요. 다소 합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꼭 지금 필요한 부분을 설득해야 한다면 저희의 역량이 크게 작용하죠. 또, 경영진이 HR가이드를 잘 만들 수 있도록 장려하지 않는 분위기에선 일을 할 때 업무의 밸류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HR은 CEO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스케치하는 연필 역할을 하거든요. CEO의 강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해요.

IT동아: 피플팀 리더로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출처=제네시스랩
출처=제네시스랩

김창범 리더: 사업에 기여하는 인사 담당자가 되고 싶어요. 현업자들과 이야기하면 ‘인사 담당자가 사업을 너무 모른다’ 같은 불만이 나오곤 해요. 현업 상황과 고객사와의 관계, 관계를 관리하는 포인트를 잘 모른다는 거죠. 현업의 상황과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 그것들의 밸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어요. 피플팀에 현업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와 제도를 조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IT동아: 인사팀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김창범 리더: 스타트업에 오려는 사람에겐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라고 하고 싶어요. 대기업과 다르게 도제식으로 직원을 가르치기 힘들거든요. 자신의 인사관이 먼저 정리돼야 하고, 업무 체력도 강해야 해요. 스스로 리서치를 해서 역량을 갖춰야하죠. 글로벌 사례나 동종 업계에서 추구하는 제도는 대외비인 경우가 많아요. 리서치를 하려면 인사 담당자 네트워크가 중요해요.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자료를 공유하고, 함께 스터디하는 게 좋아요.

포괄적으로 드리고 싶은 조언은 “선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입니다. 저희는 경영진이 추구하는 방향을 스케치하는 연필과 같아요. 개인의 이기심이 크거나, 긍정적이지 않은 사고를 하고 있으면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니 조심해야 해요.

동아닷컴 IT전문 정연호 기자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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