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8배, 이더리움 6배”… 올해 암호화폐 얼마나 뛰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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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31일 12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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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암호화폐 지갑 ‘클립’ (클립 소개 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카카오 암호화폐 지갑 ‘클립’ (클립 소개 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연초 800만원 대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약 4배 가까이 뛰어오르며 이날 3200만원 선을 뚫었다.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비트코인을 따라 이더리움 등 우량 암호화폐도 덩달아 상승세다. 그렇다면 올해 우량 암호화폐들은 얼마나 뛰어올랐을까.

◇“대장은 역시 대장”…올해만 3.8배 오른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올해 287% 상승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월1일 830만원(종가)에 거래됐으나 이날 오전 9시50분 전일보다 1.13% 오른 3225만원에 거래됐다.

연초 비트코인 시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중동발 군사 대립’ 보도 영향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투자 업계는 “국외발 이슈로 전통 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암호화폐 시세가 금과 함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 금융시장의 대내·외 악재로 안전자산 중 하나로 ‘비트코인’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

특히 코로나19로 각국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통화 완화 정책을 펴면서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의 미국 대선 승리와 전통산업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은 비트코인 상승장에 기름을 부었다. 바이든 정부에서 주식 양도세 인상 소식에 대한 우려는 암호화폐 시장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졌고, 지난 10월 페이팔의 암호화폐 매매·결제 서비스 발표는 업계 최대 호재가 됐다.

전 세계 3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간편결제 기업 페이팔은 “내년 초부터 페이팔 이용자는 자사 네트워크에 있는 2600만개의 가맹점에서 암호화폐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취급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캐시, 라이트코인 4종이다.

암호화폐 공시 포털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 측은 “(페이팔 발표로)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출시가 가속화되며 투자자산으로서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도 피델리티,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은 ΔVIP 고객과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의 증가 Δ디지털금융 발전 가능성을 이유로 암호화폐 시장에 빠르게 몸을 던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지난 2017년 암호화폐 투자 광풍 때와 달리 이번 상승장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전통금융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으로 ‘비트코인이 주류시장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의 맷 호건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지금, 그것도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주류시장에 편입된다면 내년에도 그 전망은 충분히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에 질 수 없다”…이더리움, 올해만 6배 ‘껑충’

시가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올해 비트코인만큼이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업비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지난 1월1일 14만9150원(종가)에 거래됐으나 이날 오전 11시15분 기준 81만3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새 무려 445%나 상승한 것.

업계는 이더리움 시세 급등 원인으로 ‘이더리움 2.0’ 업그레이드를 꼽는다. 이더리움 2.0은 이더리움 합의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바꾸고, 블록체인이 초당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TPS)을 수십건에서 10만건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다. 이더리움재단(이더리움 운영재단)은 오는 2022년까지 PoS 전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더리움2.0으로 이용성이 강화되면서 더 많은 인원이 블록체인 생태계로 진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데다, 암호화폐공개(ICO)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던 이더리움이 ‘디파이’(탈중앙화금융)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면서 투자자의 매수세도 거세지고 있다.

디파이는 정부, 은행, 증권사 등 중앙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예금, 대출, 결제, 투자 등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시스템을 뜻한다.

대다수 디파이 프로젝트가 이더리움을 플랫폼으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과 디파이 시장이 반년 새 10배 넘게 성장했다는 사실은 이더리움 상승장을 충분히 납득하게 한다.

◇우량 암호화폐 대다수 상승세…카카오 암호화폐 ‘클레이’ 반년 새 92% ↑

우량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시총 4위(리플), 5위(라이트코인)도 올해 의미 있는 성장을 일궜다. 특히 라이트코인은 ‘페이팔의 암호화폐 결제지원 대상 암호화폐’로 포함된 것이 큰 호재로 작용했다. 업비트에 따르면 라이트코인은 11시30분 기준, 연초(1월1일 기준 4만7890원) 대비 192% 상승한 14만200원이다.

다만 시총 3위 암호화폐 ‘테더’는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 특성에 따라 1달러 부근에서 안정적인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테더는 미국 법정화폐인 ‘달러’와 연동되는 암호화폐로, 1테더는 1달러로 고정된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리플’은 다른 암호화폐와 비교해 그 성장 폭이 적었다. 빗썸과 코인원의 201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시가총액 3위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중 ‘리플’을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월1일 223원(종가)에 거래된 리플은 지난 11월24일 758원(종가)에 거래됐다. 연일 연고점을 쓰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리플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리플 공동창업자를 제소한 소식이 보도되며 폭락하기 시작했다. 이날 리플은 237원에 거래 중이다.

미국 SEC는 지난 21일 리플 공동 창업자 2명을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제소했다. SEC 측은 “리플은 화폐가 아닌 주식과 같은 증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공동창업자들은 SEC의 제소가 근본적으로 틀렸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SEC는 월스트리트로부터 리플 제소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도 리플은 올해 6% 상승했다.

토종 암호화폐로는 ‘카카오 암호화폐’로 불리는 ‘클레이’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코인원에 따르면 지난 6월5일(코인원 상장일) 개당 274원(종가)에 거래되던 클레이는 이날 11시30분 528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년 새 92% 상승한 수치다.

클레이는 카카오 싱가포르 특수목적법인 클레이튼이 발행한 암호화폐로, 카카오 블록체인 서비스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 클레이는 카카오의 여러 온라인 서비스에서 활동을 통해 획득하거나 클레이가 상장된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서 사고팔 수 있다.

그라운드X와 카카오는 지난 6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 ‘클립’을 탑재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클립은 카카오 암호화폐 ‘클레이’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발행된 암호화폐를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클레이는 카카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라는 특수성과 클립의 카카오톡 탑재를 계기로 ‘암호화폐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클립 출시 당시 “디지털자산이 아직 일반인에게 익숙한 개념이 아니라 클립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디지털 자산은 미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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