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산이 암세포 림프절 전이 핵심 연료’…IBS 세계 첫 규명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8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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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연구팀이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동물시험인 이번 연구에서 고 단장 연구팀은 흑색종(피부암)과 유방암 모델 생쥐를 이용해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가 지방산을 에너지로 삼아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대사(metabolism)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림프절은 각종 림프구와 백혈구가 포함된 면역기관의 일종으로 림프관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동그란 형태의 조직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 판에 이날 새벽 4시(한국시간) 게재됐다. 논문명은 ‘Tumor metastasis to lymph node requires YAP-dependent metabolic adaptation’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의 림프절 전이 정도는 암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하고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하지만 암의 림프절 전이 과정과 기전은 규명되지 않아 암세포가 어떻게 각종 면역세포가 있는 림프절에서 생존하는지는 거의 알려진게 없다.

연구팀은 RNA 분석과 동물실험을 통해 림프절에 도달한 암세포는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기존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암세포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게 정설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이 흑색종과 유방암 모델 생쥐에 지방산 대사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하자 림프절 전이가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암세포가 더 이상 연료를 태울 수 없어 전이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연구팀은 림프절에 도달해 자라는 암세포에 YAP 전사인자가 활성화돼 있어 YAP 전사인자가 암세포의 지방산 산화를 조절하는 인자라는 것도 밝혀냈다.

이어 암세포 내 YAP 전사인자의 발현을 억제하자 암의 림프절 전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관찰했고 대사체 분석을 통해 림프절에 전이된 종양에 담즙산이 축적돼 있으며 담즙산이 암세포 핵 속 비타민D 수용체(VDR)를 통해 YAP 신호를 유발한다는 것도 규명했다.

YAP는 조직 항상성, 장기 크기와 재생, 종양 발생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진 전사인자다.

고 단장은 “대사체 분석을 통해 림프절에 전이된 종양에 담즙산이 축적돼 있음을 확인, 담즙산이 암세포 핵 속 비타민 D 수용체(VDR)를 통해 YAP 신호를 유발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IBS는 림프절 전이 기전을 규명한 이번 연구가 표적형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이론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항암 치료제 개발 등 후속연구를 통해 암환자의 예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규영 단장과 논문의 제1저자인 이충근 박사(종양내과 전문의)은 “암 전이의 첫 관문인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대사를 변화시켜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현상과 그 기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추후 림프절 전이를 표적으로 삼는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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