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물리학자들 “중성미자 검출기로 北비핵화 ‘검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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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9일 04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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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미자학자들, 9일 ‘사이언스’ 레터스에 게재

북한 영변 지역의 인공위성 이미지.(IBS 제공)
북한 영변 지역의 인공위성 이미지.(IBS 제공)

국제 물리학자들이 ‘중성미자’(neutrino) 검출기를 북한 비핵화의 검증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북한 영변 원자로 주변에 지금까지 학문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해온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한다면, 원거리에서도 핵분열 과정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를 검출할 수 있어 원자로 가동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초과학연구원(IBS)·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IPL) 등 6개국 15개 기관 소속 국제 중성미자 연구자들은 9일 이같은 내용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 ‘레터스’(Letters)코너에 실었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다. 질량이 거의 없고 이동속도가 빛의 속도와 비슷하며 다른 물질과도 매우 약한 상호작용(반응)을 하기 때문에 관측이 힘들다. ‘유령입자’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빅뱅·초신성폭발·태양의 핵융합과 같이 자연에서 만들어지기도 하고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핵분열할 때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번에 발표된 레터스에 따르면 북한 영변 원자로 주변에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한다면 1km 이상의 원거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 기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수단인 24시간 폐쇄회로(CC)TV 감시 등이 없어도 검출기로 24시간 원자로의 가동상황, 플루토늄 생성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이언스지 레터스 9일자 게재 그림.(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지 레터스 9일자 게재 그림.(사이언스 제공)
북한 영변 지역에는 열출력 20메가와트(MW)급 원자로와 100MW급 실험용 경수로가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다. 원자로에서는 1초에 1000만와트(W) 출력 당 대략 2해(2×10의 20승)개의 중성미자가 생성된다. 생성된 중성미자 수는 원자로의 열 출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역으로 중성미자가 검출된 수로 원자로의 가동여부와 열 출력을 추적할 수 있다. 핵연료로 사용된 동위원소의 시간에 따른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레터스 저자에 함께 이름을 올린 서선희 IBS 지하실험연구단 연구위원은 “영변지역 지형을 고려할 때 중성미자 검출기의 설치 위치에 따라 검증도구로 사용될 검출기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만약 접근제한으로 인해 1km 가량 떨어진 원거리에 설치돼야 한다면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검출기와 같은 종류의 검출기를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IBS 지하실험연구단은 전남 영광군 한빛 원자력발전소에서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원자로 중성미자 진동 실험’(RENO)과 ‘단거리 중성미자 진동 실험’(NEOS)을 한다.

서선희 연구위원은 “중성미자 검출기는 기존 검증도구와 달리 통제지역인 원자로에서 벗어나 원거리에서도 핵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이번 기사는 물리학의 최첨단 기술이 평화적 이용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고 북한 과학자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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