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패치형, 간편하고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약물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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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약들은 효능과 필요에 맞게 먹는 약, 바르는 약, 주사제 등 다양한 제형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중 신약 개발 분야에서 각광받는 제형으로 약 성분을 피부를 통해 투과시켜 전달하는 패치형 의약품이 있습니다.

 패치형 의약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제형이 갖지 못한 다양한 장점 있기 때문입니다. 주사제와 달리 피부를 뚫지 않고 약물을 전달할 수 있고, 간단히 붙이면 되기 때문에 토하거나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위나 장을 통과하지 않아 위장에 자극을 일으키는 성분이나 효소와 산에 의해 분해되는 성분도 피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약 성분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중 약물 농도가 지속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치료제 성분을 전달하는 데 있어 패치제 제형은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현재 다양한 패치형 의약품이 시중에 나와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예가 금연 보조제로 사용되는 니코틴 패치제입니다. 금연으로 담배 속 니코틴 공급이 갑자기 중단되면 견디기 힘든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이 발생하는데, 니코틴 패치제는 피부를 통해 소량의 니코틴을 공급해 이러한 금단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해 줍니다.

 또 약효 지속 시간에 따라 16시간용과 24시간용으로 나뉘는데, GSK의 ‘니코틴엘 TTS’와 같은 24시간용 패치제의 경우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하면 하루 종일 금연으로 인한 금단 증상 및 흡연 욕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밤사이에도 혈중 니코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에 아침 흡연 욕구를 줄이는 데에도 좋습니다.

 이 외에도 노바티스의 치매 치료제 ‘엑셀론’도 있습니다. 스스로 때맞춰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치매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만들어진 약인데 한번 붙이면 24시간 동안 약효가 유지되고 환자의 복약 여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남성 갱년기 치료용 남성호르몬 패치제, 폐경기 증상 치료용 여성호르몬 패치제, 협심증 치료용 니트로글리세린 패치제 등 패치형 의약품이 쓰이는 곳은 실로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환자의 몸 상태까지 파악하는 맞춤형 패치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당뇨병 치료 패치제로, 작년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환자의 혈당 수치를 감지해 적당량의 인슐린을 피부에 주입하는 스마트 인슐린 패치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국내에선 기초과학연구원에서 올해 초 나노기술을 이용해 채혈 없이 땀으로 혈당을 확인하고 통증 없이 치료제를 투여하는 당뇨병 전자패치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 패치제들이 상용화되면 앞으로 당뇨병 환자도 매번 바늘에 찔리는 고통을 겪지 않고 손쉽게 혈당 확인 및 치료제 투여를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물론 패치제의 경우 피부에 민감한 사람은 해당 부위에 알레르기 반응 또는 접촉성 피부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전 또는 사용 뒤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현대 의학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환자들에게 보다 간편하고 비침습적인 방식으로 약물을 전달하려는 시도 또한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각종 패치제를 비롯해, 앞으로도 더욱 다양하고 효과적인 형태의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likeday@donga.com
#패치형의약품#약#이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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