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 때 만든 약초동산을 시민과 관광객들이 살펴보고 있다.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대구약령시는 메디시티 대구의 뿌리다. 1658년(조선 효종 9년) 왕명에 의해 설치돼 올해로 358년의 전통을 이어오는 최고(最古)의 약령시다. 당시 한약재 집산지를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약령시가 개설됐지만 대구약령시가 가장 번창했다.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 유럽 아프리카의 약재까지 유통됐을 정도다.
대구 중구 남성로 약령시(한약재를 파는 가게 골목이라는 뜻에서 약전골목으로 불린다)의 골목 800여 m에는 약재상과 한의원 등 한방업소 180여 곳이 모여 있다. 골목을 지나가기만 해도 짙은 한약재 향기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그래서 “약전골목에서 숨 한번 크게 쉬는 건 보약 한첩과 마찬가지”라는 말이 있다. 약령시 안에 있는 한의약박물관에는 한방의 역사를 살펴보는 자료실 등이 있으며 다양한 한방 체험을 할 수 있다.
1978년부터 약령시에서 한방문화축제가 매년 열린다. 올해 39회 축제는 이달 4∼8일 열려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아 한방의 세계를 만끽했다. 김순회 약령시보존위원회 이사장은 “약령시의 유구한 전통은 소중한 문화”라며 “건강을 돌보기 위해 개장한 뜻이 지금도 널리 공유돼 사랑받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령시 전통을 발전시키는 모델은 지난해 9월 대구가톨릭대병원 입구에 설립된 ‘전인(全人) 병원’이다. 한방과 양방이 서로의 장점을 연결해 환자의 심신을 온전하게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구시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가 공동으로 설립한 재단법인 통합의료진흥원이 설립했다.
대구약령시는 올해 3월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2019년까지 100억 원을 투자해 한방의료체험타운을 조성하는 등 약령시가 건강을 살리는 독특한 공간으로 거듭 나도록 할 계획이다. 김재동 대구시 의료산업과장은 “대구 약령시의 유구한 역사성은 국가적 문화유산”이라며 “한약재 향기처럼 연중 활력이 넘치는 힐링공간이 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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