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자녀 계획, 자궁 내 시스템 피임법으로 똑똑하게 세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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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최근 결혼 시즌을 맞아 예비 신랑, 예비 신부들은 제2의 인생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할 시기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녀계획일 겁니다. 그런데 요즘 신혼부부들을 보면 첫아이를 천천히 가지려고 하는 경향이 많이 보입니다.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나 여성들의 커리어 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가 있지요. 실제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결혼생활 2년 이내에 첫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감소하는 반면, 2, 3년 뒤 첫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장기 피임법을 숙지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피임을 위해서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복용해야 하는 경구피임약이나 상시 준비가 필요한 콘돔을 주로 이용합니다. 의외로 장기간 피임이 가능한 의료기기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자궁 내 피임 장치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저용량 호르몬이 방출되는 자궁내 피임장치인 미레나(위)와 호르몬 함량도 낮고 크기가 더욱 작아진 제이디스(아래). 동아일보DB
자궁 내 피임 장치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저용량 호르몬이 방출되는 자궁내 피임장치인 미레나(위)와 호르몬 함량도 낮고 크기가 더욱 작아진 제이디스(아래). 동아일보DB
1960년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의 자궁 내 피임기구, 소위 루프라는 것이 피임 의료기기로는 첫 시작입니다. 이는 정자와 난자가 서로 결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요. 비교적 삽입이 간편한 편이나, 크고 구불구불하고 자궁 내막에 닿는 부분이 많아 불편함이 많았습니다.

1968년 등장한 구리루프라는 의료기기는 T자 모양의 루프에 구리가 감긴 자궁 내 삽입 기구입니다. 기존 루프에 비해 크기도 작아졌는데요. 구리루프는 자궁 내막에 무균성 염증 반응을 일으켜 수정란이 착상되는 것을 방해하거나 정자에 독성이 있는 구리가 정자를 죽임으로써 피임 효과를 일으킵니다.

보통 한 명 이상 자녀를 출산하고 가족계획이 끝난 여성들이 주로 사용해왔지요. 구리루프는 한 번 시술로 장기간의 피임이 가능하다는 편리함이 있으나, 생리 양이 늘어나거나 생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구리루프의 단점을 보완하며 등장한 것이 바로 1990년대 초 핀란드에서 처음 승인됐고 우리나라에는 1999년에 처음 도입된 미레나입니다. 먹는 피임약과 루프의 장점만을 결합한 자궁 내 시스템(IUS·Intrauterine System)으로 소량의 레보노르게스트렐(프로게스테론)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자궁 내 시스템은 호르몬이 국소적으로 방출되므로 의료기기에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됐습니다. 자궁 내 시스템은 구리루프와 달리 레보노르게스트렐이 매일 소량 방출되어 자궁내막을 얇게 하므로 착상을 막고, 정자 이동과 기능을 억제합니다.

자궁 내 시스템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제이디스는 미레나보다 호르몬 함량이 낮고 크기가 더 작아져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도 시술이 용이합니다.

이들 자궁 내 시스템은 최대 3년까지 높은 피임 효과가 지속되어 결혼 후 첫아이 출산 시기를 늦게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이나 2, 3년의 터울 조절을 원하는 경우에도 고려해볼 만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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