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서 재채기에 콧물 훌쩍… 알레르기 비염 극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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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떨어지면 찾아오는 ‘가을 불청객’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면 재채기나 기침을 하면서 콧물을 훌쩍거리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다. 이 질환은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특성 때문에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상의 예방법이다. 동아일보DB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면 재채기나 기침을 하면서 콧물을 훌쩍거리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다. 이 질환은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특성 때문에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상의 예방법이다. 동아일보DB
기온이 뚝 떨어졌다. 여름의 기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이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재채기며 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콧물을 훌쩍거리는 사람들도 많다. 모두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알레르기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이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봄과 초가을에는 꽃가루 때문에 주로 생긴다. 하지만 지금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집먼지 진드기로 인한 비염 환자가 늘어난다.

알레르기는 면역력과 관계가 깊다. ‘알레르겐’ 물질이 몸 안에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작동한다. 알레르겐은 염증을 일으키는 항원을 뜻한다. 이에 대항해 면역 시스템은 항체를 만들어낸다. 여기까지는 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동일한 알레르겐이 몸 안에 들어오면 항체가 대처하기 시작한다. 때론 항체가 과잉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다.

알레르겐이 몸 안으로 들어오는 통로는 입과 코, 피부 등이다. 특정 물질만 접하면 피부에 두드러기가 나는 것은 알레르겐이 피부로 침투했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으로는 아토피피부염이 대표적이다.

갑자기 재채기가 터져 나오고 물처럼 맑은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꽉 막히면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볼 수 있다. 눈이 가렵거나 충혈이 되는 결막염이나 숨이 찬 천식도 알레르기 질환에 해당한다. 한 종류의 병에만 걸릴 수도 있지만 때로는 여러 개를 동시에 앓기도 한다.

이 가운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특히 심해지는 것 중 하나가 알레르기 비염이다. 평소에 비염 증상이 있다면 십중팔구 이 무렵부터 증상이 악화된다. 이 병의 원인은 셀 수 없이 많다. 가족력도 그중 하나다. 부모에게 영향을 미치는 알레르겐 물질이 자식들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알레르기로 고생한다면 병원을 찾아 항알레르기 약을 처방받는 게 좋다. 과거에는 주로 먹는 약이 많았다. 그런 약들은 일단 먹고 나면 졸린 것이 흠이었다. 최근에는 이런 부작용을 개선한 여러 약제가 나오고 있다.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 자신의 상태를 꼼꼼하게 전달해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해달라고 주문하는 게 좋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우선 코 안의 점막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염 증상이 더욱 심해졌거나 만성화됐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비강 안의 점막이나 혈관, 감각신경의 과잉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는다.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이런 약을 미리 사용하면 알레르기 비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완전히 치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령 매일 청소를 해도 집먼지 진드기를 근절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자주 환기를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추위 때문에 쉽지 않다.

결국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칙은 개인위생을 청결히 관리하는 것이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 갔다면 귀가한 뒤 꼼꼼히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 온도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체온 조절이 잘되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게 좋다.

스트레스 또한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직장에서 업무가 바뀌었거나 최근 이사를 하는 등 환경이 바뀌었는가. 그렇다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마음을 편히 먹는 게 좋다.

특히 감기와 같은 계절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는 게 비염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는 비결 중 하나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신체 조절능력이 떨어지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도 조심해야 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전에는 접촉했을 때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던 물질이 어느 날 갑자기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로 돌변하기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진 탓이다. 결국 해법은 면역력에 있는 셈이다. (도움말=정승규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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