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이상은 유전적일까? 환경적일까? 안과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단일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너무 다양한 요인이 개입되어 있다는 뜻이다.
○유전설=남아메리카인의 근시율은 2% 내외. 이는 유전적 요인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인용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동아시아인의 근시 비율은 유럽(독일 10%대) 미국(25.7%) 등에 비해 크게 높은 60∼70%대에 달한다. 또 미국 내 인종별로도 아시아인의 근시 비율이 18.5%인 반면 백인과 흑인은 각각 4.4%, 6.6%로 3∼4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최근 북아메리카 에스키모들의 시력을 측정한 결과 유전적 요인이 전부일 수 없다는 이론이 제기됐다. 40대 에스키모들의 근시율은 5% 미만이지만, 30대는 23%, 21∼25세의 근시율은 88%로 나이가 어릴수록 근시율이 급증했기 때문. 같은 인종이라 해도 근시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환경설=이에 따라 환경적 요인이 근시에 더 큰 요소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안과학회는 각 주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①일광시간이 부족하거나 ②칼슘과 불소 공급이 부족하고 ③해변가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 등 환경적 요인이 근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보고서를 내놓았다. ①, ③번은 근시율이 높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와 대만 등 경제성장국가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새로운 요인=이에 따라 시각적으로 원거리 활동을 하는지, 근거리 활동을 하는지가 새로운 시력 악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예를 들어 네팔인 가운데 산악활동을 하는 셰르파들의 근시율은 2.7%지만,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티베트지역 네팔인의 근시율은 21.7%로 매우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고도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에서 높은 교육열로 인해 학습량이 급증하고 휴대전화 컴퓨터와 같은 정보기술(IT) 기기 보급으로 근거리 작업이 늘면서 시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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