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단풍도 좋지만 안전산행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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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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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거나 헐거운 등산화 부상 위험… 족저근막염·물집 등 조심


단풍이 물드는 10월, 주말에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다.9월 중순까지 계속됐던 늦더위로 단풍은 평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됐다. 그러나 설악산을 시작으로 물든 단풍은 금세 전국으로 퍼졌다. 이달 중순과 하순에 이르면 전국의 산이 붉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단풍은 산행의 피곤함도 줄여준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아무리 높고 힘든 산이라도 힘든 줄을 모른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두루 챙길 수 있는 즐거운 가을 산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복병도 있다. 특히 산행 초보자는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올랐다가 각종 발 질환에 걸리기 쉽다.

○ 꽉 죄는 딱딱한 신발, 혹 생길 수 있어

등산할 때는 발등을 꽉 죄는 딱딱한 신발은 신지 않는 게 좋다. 발등에 있는 작은 뼈와 뼈의 관절 부위에 물혹(발등결절종)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발등에 지속적인 충격을 받을 때도 발등결절종이 생길 수 있다.

마찰과 압박이 계속 가해지면 발등결절종이 점점 커지고 통증도 심해져 걷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혹 부위를 특별히 자극하지 않는다면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크기가 줄거나 통증이 없어진다.

따라서 신발과의 마찰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큰 치수의 신발을 고르거나 끈으로 발등 둘레를 조절할 수 있는 신발을 신어 아픈 부위가 덜 눌리도록 하는 게 좋다. 장시간 신발을 신어야 할 때는 한 시간마다 신발을 벗어 발등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도록 한다. 이때 손으로 발등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준다.

등산을 자주 즐길 때는 족저근막염 조심

비교적 등산을 오래 한 사람들이 입는 가장 흔한 부상 가운데 하나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을 말한다.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발바닥에 움푹 파인 부분)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에 붙어 있는 부위가 과로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등산을 자주 하는 사람에게 족저근막염이 자주 생기는 이유는 족저근막이 평지에 있을 때보다 산을 오르내릴 때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염증이 생기면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도 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런 증상들은 조금만 걸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족저근막염은 △아킬레스힘줄이 지나치게 뻣뻣하거나 △평발 또는 아치가 너무 높은 발이거나 △두 발끝을 안쪽으로 하고 걸을 때(안짱다리) 흔하다. 대개 1∼2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발바닥을 쫙 뻗는 족저근막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좋아진다. 하산한 후 캔 음료를 차갑게 만들어 발바닥 아치부분에 대고 문질러줘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침에 계속 통증을 느끼거나, 스트레칭을 계속 하는데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발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

등산화가 헐겁거나 창과 발목이 딱딱할 때 피부에 물집이 생길 수 있다. 느슨하게 맨 등산화 끈이 피부와 마찰하거나 얇은 면양말을 신었을 때도 같은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물집이 생겼을 때는 소독한 바늘 같은 것으로 살짝 터뜨린 후 표피조직이 밀려 벗겨지지 않도록 반창고나 두꺼운 거즈를 대고 일회용 밴드를 붙이는 게 좋다. 물집 주변에 솜으로 된 붕대를 추가로 덮으면 물집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물집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는 게 좋다. 출발하기 전, 신발 바닥에 파우더를 뿌리거나 양말의 바닥 또는 등산화 안쪽에 비누를 발라주면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예방책은 좋은 질의 두꺼운 양말과 자신의 발에 익숙해진 등산화를 신는 것이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반드시 초기에 잡아야

등산을 하다 발목이 삐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간다. 그렇지만 초기에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소위 ‘삔 데 또 삐는’ 고생을 한다. 삐거나(염좌) 골절과 같은 외상을 입은 발목은 인대가 약해진다. 이 때문에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자주 충돌해 연골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해서 손상된 연골은 점차 닳아서 없어지거나, 변형이 된다. 나중에는 뼈와 뼈끼리 부딪쳐 발목 관절염으로 악화한다.

따라서 발목이 삐었을 때는 인대의 기능을 회복해 주는 치료과정이 중요하다. 초기엔 보조기를 이용해 일정 기간 발목을 고정시켜 부종과 통증을 줄여준다. 이어 관절과 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시켜 발목 관절이 안정되게 하는 치료를 받는다.

문제는, 대부분이 삔 곳에 침이나 찜질 등의 방법을 사용해 통증을 줄인 후 아무런 치료 없이 그대로 지낸다는 데 있다. 결국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발목으로 생활하다 보니 만성적으로 발목이 불안해지고, 결국 발목관절염으로 진행한다.

만성이 되기 전에 손상된 부위의 인대와 근육, 관절을 보호하는 게 관건이다. 기능성 발보조기를 착용하고 전문적 발목 재활치료를 받으면 어느 정도는 만성화를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김재형 교수, 피부과 구대원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등산 시 주의사항

[1] 처음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게 천천히 걷는다.

[2]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한다.

[3] 등산시 발전체가 지면에 닿도록 하고 무릎은 편다.

[4] 하산시 무릎을 굽히고 보폭을 줄이면서 천천히 내려온다.

[5] 등산화는 발에 잘 맞고 익숙한 것을 착용한다.

[6] 질 좋은 두터운 양말을 신는다.

[7] 체력은 등산 40%, 하산 30%, 예비 30%로 배분 한다.

[8] 산행 전·후 스트레칭을 한다.

[9] 초보자는 3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10] 자주 휴식을 가지되 너무 길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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