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허브 전남]“전세계가 놀랄 새로운 약을 만든다” 순천대, 신약 개발 부푼 꿈

  • 동아일보

미국 캘리포니아대 약대와 공동연구 추진… 포스텍 생명공학센터와도 네트워크 구성
뛰어난 성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도 유대

순천대는 다음달 약학관(사진 위)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약학관은 전체면적 6327㎡(1913평)이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최신 건물이다. 약대 신입생들은 새 약학관에서 강의를 듣게 된다. 학생들이 어울려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순천대
순천대는 다음달 약학관(사진 위)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약학관은 전체면적 6327㎡(1913평)이며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 최신 건물이다. 약대 신입생들은 새 약학관에서 강의를 듣게 된다. 학생들이 어울려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순천대
순천대는 내년에 처음으로 약대 신입생(25명)을 뽑는다. 약대를 학부와 대학원을 연계하는 6년제 연구약학제로 운영하고 신약개발이나 연구에 집중하는 약학전문가들을 배출하겠다는 게 순천대의 특성화 전략이다.

순천대는 약대가 글로벌 신약개발 메카로 도약하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약대와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순천대는 지리적 장점을 활용해 지리산권과 남해안 등 풍부한 천연물 재료로 치료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 순천시가 지원하는 천연물의약소재개발연구센터를 운영하며 글로벌 기업이 재정 지원을 하도록 발품도 팔고 있다.

순천대는 연구 성과가 높은 농업생명 바이오 관련 학과와 한약자원학과가 있어 신약개발 연구기반이 탄탄하다. 천연물을 특화한 신약개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나재운 고분자공학과 교수는 주목나무 추출액으로 기존 제품을 능가하는 항암제를 개발해 1억 달러에 이르는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신약 탄생으로 평가했다. 허재선 환경교육과 교수는 세계적인 수준의 지의류표본은행을 구축했다.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가 공생하는 식물군이다.

순천대는 포스텍 생명공학센터와 연구네트워크도 구성했다. 약대에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입학생 중에서 석사과정에 들어가는 학생에 대해 6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임상규 순천대 총장은 “약대유치를 계기로 세계시장 1조 달러에 달하는 의약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풍부한 신약자원 기반에 뛰어난 연구 인력을 배출해 조만간 세계가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순천대는 약대 유치로 대학 경쟁력 강화와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의 기대도 어느 때보다 크다. 순천대 교직원 450여 명은 십시일반 급여를 모아 약대 발전기금을 내놓았다. 기금 모금은 매달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까지 급여에서 1∼3년간 공제하는 방식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순천대 약대가 천연물 신약개발이나 한방의료 산업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지역민과 함께 돕겠다”고 밝혔다. 순천대는 약대 설립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키우고 지역 대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무엇보다 생물, 화학, 물리 및 바이오 분야 연구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순천대는 약대 신입생 25명 가운데 15명을 전국 단위에서 모집하기로 했다. 순천대를 전국에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나머지 10명은 지역 우수인재를 선발한다. 이는 전남 동부지역 우수한 학생들의 수도권 대학 유출 방지 효과를 거둬 학부모 교육비 부담도 줄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순천대는 지역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광양만권 산업단지 근로자와 주민의 호흡기나 피부 질환 등을 치료할 환경약학 분야를 특성화할 계획이다. 화학이나 철강단지가 밀집된 광양만권 보건 및 의료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 메카로 도약하면 지역에 정밀화학 및 바이오산업이 발전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 외에도 유능한 약사를 배출하기 위해 전남 동부지역 종합병원 3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의료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나 약사들을 겸임교수로 임명했다. 김훈 약대 개설 책임교수(생물환경학과)는 “2014년까지 교수인력 20명을 확보해 환경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천연 신약을 개발하고 우수한 전문 인력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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