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치료법이 바뀐다]‘수개월’ 선고 간암환자 ‘수년’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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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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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방사선-항암제 구슬
종양만 없애 효과 탁월

초기위암 수술 ‘삶의 질’ 고려
절개 최소화… 회복에 초점

암-환자 상태 따라서 치료
맞춤형 치료 생존율 높여

한국인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은 위암이다. 위암은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암 중에서 17.1%(2만6253건)가 발생했다.

40, 50대 남성의 사망 원인 1위는 간암이다. 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40, 50대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사회적 부담이 크다. 위암과 간암의 원인엔 생활습관이 관련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위암센터장은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은 이유는 찌개, 국, 김치 등 짜게 먹는 식습관과 높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 흡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간암의 주원인은 B형 간염(70%), C형 간염(10%), 알코올성 간 질환(5∼10%)이다.

최종영 가톨릭암병원 간암센터 교수는 “남성의 음주와 흡연 습관이 간암 발생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며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술을 마시면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50배 가까이 높아지므로 B형 간염 환자가 술을 마시는 것은 기름에 불을 붙이는 격”이라고 말했다. 위암과 간암의 최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위암, 병기에 따른 맞춤형 치료로 정복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이지만 최근 10년 사이 생존율이 18.4%나 증가해 가장 많이 정복된 암이다. 그동안 위암은 병의 진행 정도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하는 맞춤 치료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조기 위암은 수술 뒤 생존율이 95%로 높기 때문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위장에 가장 적게 영향을 주거나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 등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또 위와 십이지장을 이어주는 괄약근이나 관련 신경을 보존하는 ‘기능 보존술’을 통해 역류성 위염과 같이 위 절제 후 생기는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진행성 위암은 수술 뒤 삶의 질보다는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위를 충분히 절제하고 위 주변의 림프절도 절제하는 광범위한 절제술과 항암화학요법 등 공격적으로 치료한다. 삶의 질을 강조하는 최소 침습 수술과는 달리 환자가 암의 재발 없이 장기 생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송교영 가톨릭암병원 위암센터 교수는 “맞춤치료를 위해서는 외과, 방사선과, 병리과, 종양내과, 위암 전문간호사, 영양사 등 여러 과의 협진이 필수”라면서 “이를 통해 위암 환자의 삶의 질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간암, 구슬 이용한 항암제 투여 주목

‘간’은 침묵의 장기인 탓에 암이 생겨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간암 환자는 매년 1만2000여 명이 새로 생기고 이 중 3, 4기인 진행성 간암 환자는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조기에 간암을 발견하면 간 이식, 간 절제, 고주파 열 치료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 반면 진행성 간암은 완치가 매우 어렵다. 다만 최근엔 맞춤형 치료로 수개월밖에 살 수 없었던 환자가 수년간 생존하기도 한다.

진행성 간암 치료엔 암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는 간동맥 항암화학 색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토모세러피, 사이버 나이프 등 최신 방사선 치료법도 이용한다. 토모세러피는 컴퓨터단층촬영(CT) 기술을 활용해 호흡 등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계산한 뒤 암 부위에 정확하게 방사선을 쪼여 암만 없앤다.

항암제를 방출하는 비드(구슬)를 활용한 간동맥 항암화학 색전술은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치료법. 3∼7일 동안 지속적으로 항암제가 방출돼 정상 간 조직은 크게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종양만 괴사시킨다.

윤승규 가톨릭암병원 간암센터장은 “구슬을 이용한 간동맥 색전술은 한 번의 시술로도 항암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며 “암이 너무 커 수술을 못했던 환자가 이 시술로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이나 간 이식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위-간암 완치는 조기 발견에 달려▼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위암센터장(오른쪽)이 위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위암 수술도 복강경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이나
 기능 보존술처럼 맞춤형으로 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박조현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위암센터장(오른쪽)이 위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위암 수술도 복강경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이나 기능 보존술처럼 맞춤형으로 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성모병원
암 완치율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암의 진행 정도다. 발생률이 높은 6대 암은 대부분 효과적인 조기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어 일찍 발견만 하면 완치할 수 있다.

최근 위암의 정기 검진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완치 가능한 조기 위암 시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전체 위암의 50%를 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위암의 5년 생존율은 약 47.5%지만 조기 위암 단계에서는 95%가 넘는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40세 이상은 1,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나 위장관조영술을 받도록 한다.

간경변증,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알코올성 간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증상의 유무에 관계없이 3∼6개월 간격으로 간 기능검사, 복부 초음파 검사, 암 지표자인 혈청 알파태아단백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일반인도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체중이 줄면서 쉽게 피로를 느끼면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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