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개도국에 ‘표준 기술’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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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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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표준과학연구원장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당시 참전국들에 측정 표준 기술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피와 땀으로 우리나라를 지켜준 공로를 표준 기술로 조금이나마 갚는 셈이지요.”

21일 ‘한국전 참전국 표준기관 워크숍’을 연 김명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사진)은 “한국의 발전된 표준 기술을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필리핀 태국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등 6·25전쟁에 참전한 8개 나라의 국가표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표준연은 세계에서도 5, 6위 수준의 표준 기관으로 꼽힌다.

김 원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참전국 중 개도국 표준기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해 왔다”며 “이들 기관의 연구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두 달 동안 표준 기술을 교육하고 우리나라의 전문가들을 현지에 파견해 기술을 전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필리핀 에티오피아 등 개도국 중에서도 현지 상황이 열악한 나라에는 측정 장비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1966년 한국을 방문한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길이를 재는 측정기구인 ‘표준분동세트’와 ‘5m 기준자’를 선물로 가져왔다.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표준을 확립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김 원장은 “표준 기술이 경제와 산업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정말 크다”며 “개도국 표준기관을 방문하면 기관 대표들이 일부러 그 나라 장차관을 만나게 해주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이 다국적 석유회사인 BP에 해상플랜트를 수출할 때 BP에서 130가지에 이르는 측정장비를 모두 미국에서 승인 받으라고 요구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했으면 납기를 못 맞췄을 겁니다. 측정 장비를 인증한 우리 연구소가 미국 표준기관과도 서로 결과를 인정하는 관계라는 걸 알려주면서 일이 잘 풀렸어요. 이만큼 발전한 대한민국의 표준 기술로 6·25전쟁 참전국들의 발전에 꼭 기여하겠습니다.

”대전=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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