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국내 판매 1위의 살 빼는 약인 ‘리덕틸’(사진)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 30여 개가 생산하는 시부트라민 성분의 식욕억제제도 당분간 처방하지 말 것을 24일 당부했다.
이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최근 시부트라민 성분이 심혈관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처방 중지를 권고한 데 따른 것. 국내의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이 성분의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당분간 처방을 자제해 달라는 서한을 대한의사협회에 22일 보냈다. 식약청은 또 시부트라민 성분을 이용하는 국내 제약사들의 제품에 대해서도 26일 대국민 복용 가이드라인을 밝힐 예정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3월에 나오기로 돼 있는 최종 연구보고서와 다른 정보를 검토해서 추가 안전조치가 필요한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시부트라민 성분 식욕억제제 시장은 연간 500억∼600억 원대. 리덕틸을 비롯해 50여 개 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이 가운데 리덕틸이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약은 원래 고도비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처방받는 사람도 많다.
리덕틸 등 시부트라민 성분이 들어있는 식욕억제제가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좋지 않다는 경고는 새로운 게 아니다. 식약청 관계자는 “약을 먹은 뒤 심장이 심하게 뛰고 혈압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어 국내에서는 리덕틸을 심혈관계 환자에게 처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보건당국이 리덕틸에 대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자 식약청은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다시 확인하겠다는 것. 식약청은 “안전성 전반에 대해 종합 검토해 추가 조치를 26일 내놓을 예정”이라며 “이때까지 의사와 약사는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처방 및 조제를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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