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악한 미시시피악어, 연애는 일편단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6일 11시 39분


미시시피악어[사진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
미시시피악어[사진출처=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
다 자랐을 때 최대 몸길이가 5m에 이르는 거대한 체구의 미시시피악어. 미시시피악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 가운데 무는 힘이 가장 센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하지만 흉악한 외모와는 달리 미시시피악어의 암컷은 연애할 때엔 한 상대에게만 집중하는 성실함이 두드러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 전문지 내셔널지오그래픽 인터넷판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의 라커펠러 야생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야생 암컷 악어 10마리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최근 보도했다.

미국 조지아 주 사반나리버 생태연구소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11년간 이 악어들의 번식기 행태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7마리가 매년 같은 수컷을 찾아 교미하며 '일부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조사대상이 된 암컷들이 번식기가 다가오면 한 번 교미를 맺은 수컷만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성향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 지역에 악어가 대거 서식하는데도 "매년 같은 커플이 맺어진 것은 놀랍다"고 덧붙였다. 악어들은 그러나 번식기가 끝난 뒤엔 각자 헤어져 개인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암컷 미시시피악어가 특정한 수컷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면서도 "새끼의 건강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 번 번식에 성공했다면 그 수컷과 관계를 꺼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이 같은 습성이 조류에서도 나타난다며 "조류가 공룡에서 비롯돼 많은 성질을 물려받았다면 (일부종사는) 아주 옛날부터 있었고 오랜 세월 이어진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이달 초 발행된 '분자생태학'지에 게재됐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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