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노란 선글라스 쓴 이유는?

  • 입력 2009년 6월 1일 02시 54분


종종 노란색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쓴 멋쟁이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을 만날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감각적으로 자신을 꾸미는 것 같아 보기 좋다. 그들의 노란색 선글라스는 단순히 멋내기용일까? 노인들의 노란색 선글라스에는 시신경을 보호한다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실명 원인 1위가 바로 ‘노년황반변성(AMD)’이다.

황반변성은 나이를 먹으면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변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중심부가 뿌옇게 흐려 보이고 검은 점들이 군데군데 나타나 시야가 명확하지 않게 된다.

민경협 분당연세안과 원장은 “선글라스는 황반변성을 앞당기는 자외선, 청색광선을 차단하므로 발병을 막고 진행 상태를 늦춰줄 수 있다”했고 말했다. 망막, 백내장, 시력 교정 등 분야별 전문 의료진으로 구성된 수술 전문안과인 분당연세안과에서 민 원장은 망막 분야를 전문으로 진료한다.

노년황반변성은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과도 관련이 있다.

호주 시드니대 안과학 시력연구소의 폴 미첼 박사가 49세 이상 남녀 3654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년황반변성 환자들이 10년 안에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최고 5배, 뇌졸중으로 사망할 확률은 최고 10배에 가까웠다.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노년황반변성도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육류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방법이다.

금연과 체중조절,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특히 흡연은 노인성황반변성의 위험성을 2∼5배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반드시 삼가도록 한다.

시신경은 한 번 파괴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황반변성도 조기에 발견해 발견 당시부터 악화를 막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치료 없이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예방을 위한 지침들을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중기 이후에는 항산화제를 복용해 악화를 늦출 수 있다. 말기로 진행된 후에는 눈 속에 주입하는 약물과 레이저치료, 망막 수술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더 진행하는 것을 막는다.

민 원장은 “황반변성은 서서히 악화되어 증상이 심각해질 때까지 본인이 깨닫지 못할 수 있다”면서 “50세 이상 성인은 정기적으로 망막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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