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첨단장비 DB로 체계적 관리”

  • 입력 2008년 8월 29일 03시 03분


“첨단장비 도입은 물론 중요하죠. 그러나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해요.”

28일 출범 20주년을 맞은 대전 대덕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만난 구중억 연구장비진흥실장의 말이다. 기념식장인 만큼 밝은 얘기를 예상했지만 대뜸 ‘어깨가 무겁다’는 표현부터 튀어나왔다.

기초연은 과학기술 분야 연구장비 지원전문 기관이다. 말 그대로 자체 연구보다는 지원이 주 업무인 만큼 ‘조연’ 취급을 받아왔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정부가 과학기술 선진화의 선결과제로 연구장비의 관리와 활용능력 강화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구입한 1000만 원 이상 고가 국산장비 가격은 총 5465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관리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예를 들어 대당 2억∼5억 원인 레이저주사현미경은 국내에 약 129종(323억 원)이 도입됐으나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은 16%가량인 20여 대뿐이다.

지난해 정부는 기초연을 연구장비지원 조정기능 기관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연구장비진흥실’을 설치해 관련 연구 및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5일 지식경제부가 밝힌 연구장비 활용도 제고 추진 사업 등 정부 부처별로 진행되는 연구장비 활용계획은 모두 기초연의 조정에 따르게 된다.

박준택 기초연 원장은 “범부처 차원에서 연구장비 등 시설이 중복되지 않도록 데이터베이스(DB)로 관리하고, 효율적 활용 방법에 대한 정책적 연구 역시 병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교수 및 전문연구원 30여 명으로 이뤄진 전문인력을 확충해 지속적 관리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대덕=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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