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연에게 고산씨 많이 위로해주라 말하고 싶네요”

  • 입력 2008년 3월 10일 18시 38분


"지금 딸하고 통화가 된다면 고산 씨를 많이 위로해주라고 말하고 싶네요."

한국인 첫 탑승 우주인이 이소연(29)로 교체됐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 정금순(59·광주 서구 광천동) 씨는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산 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입을 열었다.

정 씨는 이날 남편 이길수(60) 씨와 등산을 하다 교회 집사로부터 휴대전화로 소식을 들었다. "사흘 전 딸과 인터넷 메신저로 연락했는데 (교체 관련) 이야기는 일절 없이 잘 지낸다고 했다"며 "딸이 최초 우주인이 된다는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는다"고 정 씨는 말했다.

그는 "지난해 소연이가 예비우주인이 됐을 때 '저는 괜찮아요'라며 오히려 부모를 위로했다. 일단 우주인으로 결정됐으니 주어진 임무를 무사히 수행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농협을 다니다 최근 퇴직한 아버지 이 씨는 "소연이가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 청소년에게 꿈을 주고 우주항공기술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그것이 온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씨의 모교인 광주과학고는 뜻밖의 소식에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교직원과 학생들은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크게 반겼다.

김우종 교장(59)은 "개교 24년 만에 최대 경사"라며 "첫 우주인 배출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KAIST 진학반을 맡으며 이 씨에게 화학을 가르친 정경도(56) 교사는 "지난해 첫 우주인에서 탈락한 뒤 아쉬움이 컸는데 이제 '프라이머리(탑승) 요원'이 됐으니 기쁨이 두 배"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학생회 부회장인 박재철(17·2학년) 군은 "한국 최초 우주인이 학교 선배라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후배들이 선배의 뒤를 이어 우주인의 꿈을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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