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惑 맞은 ‘지구의 눈’…캘리포니아 대형접시안테나 40주년

  • 입력 2006년 3월 31일 03시 02분


‘우주와 인간의 가교 4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래드스톤에 있는 대형 접시 안테나(사진)가 올해로 ‘가동 40년’을 맞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200만 달러를 들여 지름 64m 크기로 만든 접시 안테나는 1966년 3월 시험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NASA 관리들은 접시 안테나의 방향을 화성 쪽으로 맞췄다. 1964년 발사한 화성 탐사선 마리너 4호가 보내는 신호를 잡기 위해서였다. 마리너 4호는 1965년 화성을 근접 비행한 뒤 교신이 끊어진 상태였다.

접시 안테나는 NASA의 기대를 외면하지 않았다. 마리너 4호의 약한 신호를 포착한 것이다. NASA는 이를 기념해 접시 안테나에 ‘마스(Mars·화성)’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같은 해 6월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마스’의 초기 최대 성과는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의 육성을 전해준 것이었다. “이는 한 사람의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의 거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1970년에는 아폴로 13호의 위기상황을 실감나게 알려줬다. “휴스턴 기지, 문제가 생겼다(Houston, we have a problem).”

달 착륙의 임무를 띠고 발사된 아폴로 13호는 산소탱크가 폭발하면서 동력이 바닥나 지구 귀환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마스’는 아폴로 13호 우주인들의 무사귀환에 일조했다.

1988년 개보수를 거쳐 지름이 70m로 커진 ‘마스’는 목성과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신비한 모습을 인류의 눈앞에 펼쳐 보여 줬고 NASA의 쌍둥이 화성 탐사로봇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알려주기도 했다.

‘마스’는 호주 캔버라와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동료 접시 안테나와 함께 3각 축을 이뤄 우주공간을 비행하는 탐사선을 24시간 추적 중이다. 또 우주공간으로 레이더를 쏘아 소행성과 혜성 등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물체도 감시하고 있다.

NASA는 “40세의 장년기를 맞은 ‘마스’는 앞으로 더 분주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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