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덕 하이트 회장 “글로벌 ‘하이트+진로’ 만들것”

  • 입력 2005년 8월 1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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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되는 것은 무척 어렵지만 역전 당하는 것은 너무도 쉽습니다.”

박문덕(朴文德·55·사진) 하이트맥주 회장이 17일 언론사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에게 편지를 띄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의 진로 인수 승인이 난 뒤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려 했던 박 회장은 최근 두산그룹 파문과 ‘X파일’ 사건 등 재계 상황이 어수선해 편지로 진로 인수 소감을 대신 밝혔다.

평소 직원들에게 “목에 힘주고 다니지 말라”며 ‘겸손’을 최고의 미덕으로 강조해 온 박 회장은 이날 “1등이 역전 당하는 것은 너무도 쉽다”며 “저희는 더욱 겸손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업계 1위라고는 하지만 세계 시장을 생각하면 아직도 멀었다”며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일으키는 ‘하이트+진로’를 위해 보다 열심히 뛰겠다”며 글로벌 경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16일 진로에 파견한 인수기획단의 업무가 원만히 추진되면 늦어도 9월 중순까지는 진로의 법정관리가 종결될 것이라며 진로 임직원에 대해서는 고용 보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트맥주 창업주인 박경복(朴敬福·83)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박 회장은 배재고-고려대 출신으로 1976년 조선맥주(현 하이트맥주)에 입사했다.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쳐 1991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1993년 하이트맥주를 개발해 회사가 40년 만에 오비맥주를 제치고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듣는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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