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로봇팔이 움직입니다…美듀크대학팀 개발

  • 입력 2004년 3월 28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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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마비된 신체장애인이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이며 휠체어를 조종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미국 듀크대 의료센터는 미겔 니콜렐리스 박사팀이 사람 뇌에 미세전극을 이식한 후 ‘움직여라’ 하고 마음을 먹으면 컴퓨터와 연결된 로봇팔이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24일 밝혔다.

니콜렐리스 박사는 지난해 10월 붉은털원숭이 뇌에 미세전극을 이식해 손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뇌파를 측정해 이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연구팀이 선정한 실험 대상은 파킨슨병 환자 11명. 신체가 심하게 떨리는 증상을 없애기 위해 뇌에 미세전극이 영구 이식될 사람들이었다.

보통 의사들은 미세전극 32개를 임시로 환자의 뇌 곳곳에 삽입한 후 전기자극을 가해 어느 부위에 자극이 주어질 때 떨림 현상이 줄어드는지 관찰한다. 결과가 관측되면 필요한 부위에 미세전극을 영구적으로 이식한다. 그런데 떨림 증세는 환자가 깨어있을 때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의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수술한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간단히 손으로 조작하는 비디오게임을 하게 했다. 그리고 32개의 전극으로부터 어떤 반응이 발생하는지 컴퓨터로 분석했다.

니콜렐리스 박사는 “환자의 손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특이한 뇌파의 패턴을 포착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불과 1∼2분 연습을 시켰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놀랍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팀은 무선으로 신호를 보내는 전극을 개발했다.

그는 “신체장애인의 뇌에 무선전극을 연결하면 환자 의지대로 편리하게 조종할 수 있는 인공팔과 휠체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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