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모든것, 휴대전화에 있소이다”

“내 손 안에 천하가 있소이다.”

TV사극에서 조선시대 재상 한명회 역할을 한 배우가 한말이 요즘 휴대전화 제작업체들의 모토가 됐다.

1986년 아날로그 휴대전화가 도입된 이후 20여년 만에 휴대전화는 잠잘 때를 빼놓고는 항상 지녀야 할 휴대품이 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휴대전화의 진화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휴대전화에 PC 캠코더 카메라 TV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신용카드 게임기 등의 기능이 모두 부가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부문 총괄사장은 “휴대전화가 정보기술(IT)의 허브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미디어 단말기=업계는 최근 휴대전화를 멀티미디어 기기로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02년 휴대전화에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추가시킨 카메라폰이 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다. 이후 업계는 휴대전화에 캠코더, TV, 라디오, 동영상 e메일 주고받기, MP3 등의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미 2시간가량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캠코더폰, 공중파를 시청할 수 있는 TV폰 및 라디오폰, 음악이나 강의를 다운받을 수 있는 MP3폰이 상용화된 상태. 위성디지털방송(DMB)이 시작되면 휴대전화는 TV 기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휴대전화의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닮기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 업체들은 200만 화소, 국내업체는 130만 화소에 이르는 카메라폰을 내놓고 있다. 200만 화소가 넘으면 카메라폰이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거의 흡수한다.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지하철 안에서 학생들이 휴대전화로 게임이나 채팅에 열중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업계는 지루할 때 휴대전화로 즐겁게 보내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에 각종 게임과 쌍방향 송수신기능을 갖춘 TV, 라디오 기능을 장착시키고 있다.

입체영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3G 게임폰도 이미 개발된 상태. 노키아는 N-gage라는 게임기에 가까운 휴대전화를 2003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TV폰으로 경마를 즐기며 마권을 사는 시대도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하나의 PC=몇 가지 기술적인 장벽만 뛰어넘으면 휴대전화는 들고 다니는 PC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개인 정보관리, e메일 송수신 기능을 갖춘 PDA폰이나 스마트폰은 상용화돼 있다.

업계는 가상공간에서 키보드를 쳐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는 가상 키보드 기술과 큰 용량의 정보저장기술이 발달하면 정보를 저장 가공하고 또 이를 다른 컴퓨터나 인터넷으로 연결해서 각종 작업이 가능한 휴대전화가 곧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미 초기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업계에서는 휴대전화가 한층 더 발전된 형태로 텔레매틱스 시대의 중심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커머스=휴대전화는 전자금융시대의 단말기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미 휴대전화는 교통카드나 일부 가맹점에서 신용카드 기능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권투자, 이체는 물론 모든 상거래를 휴대전화로 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