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김영기/인터넷 ‘실버 사이트’에도 관심을…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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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한국도 2010년이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정부나 사회의 대책은 영 미흡하고 무성의해 보여 실버세대로서 서운한 마음이 들 때가 적지 않다.

59세인 나는 2년 전부터 실버넷운동본부의 전용 홈페이지인 실버넷(www.silvernet.ne.kr)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운동본부는 정부와 기업 등의 지원을 받아 전국의 55세 이상 실버계층에 대한 무료 인터넷교육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의견 취합, 데이터베이스화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컴퓨터를 켜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쓴 뒤 인터넷으로 스포츠신문 두세 가지를 본다. ‘실버’가 왜 스포츠신문부터 보느냐고? 20대인 아들딸과 대화를 하려면 젊은이들의 문화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실버넷에 들어가 ‘의견 올리기’난에 가족 이야기며 신문에서 얻은 건강지식, 유머 등을 입력한다.

그런데 9월 하순부터 약 한 달간 실버넷이 열리지 않는 사고가 있었다. 가끔 그런 일이 있었기에 기다리다 보니 한달이 돼버린 것이다. 당시 내게는 ‘사이트에 대해 실망이 크다’는 등의 메일들이 많이 왔다. 직접 전화를 걸어와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실버’도 있었다.

결국 실버넷은 10월 하순에 재개통됐다. 그런데 이번엔 지난 2년간 실버기자들이 올렸던 글 대부분이 사라져버렸다. 사이트 운영자가 그간의 데이터를 백업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운영난에 시달려 담당자도 없이 운영되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최근 주최한 실버 정보검색대회에는 전국에서 1000명이 넘는 ‘실버 네티즌’이 몰렸다고 한다. 또 정보통신부는 올해 10억원을 투입해 4만여명, 내년에는 보건복지부와 합동으로 10만명의 ‘실버’에게 정보화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익힌 컴퓨터 실력으로 ‘실버’들이 편하게 찾아갈 인터넷 사이트는 많지 않다. 그나마 있는 사이트도 실버넷처럼 운영난에 허덕이는 형편이다. 당국은 교육실적 높이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실버’들이 질 높은 노후를 모색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도 물적 기술적 지원을 해주었으면 한다.

김영기 서울 구로구 개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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