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만 보니? 나도 보자!"…인터넷에서 휴대전화까지 누드열풍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33분


코멘트
탤런트 성현아의 누드 사진 및 동영상이 3일부터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2차 공개됐다. 최근 연예인들에 대한 누드집 출간 제의가 쏟아지는 등 ‘누드 전국시대’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EMG네트워크
탤런트 성현아의 누드 사진 및 동영상이 3일부터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2차 공개됐다. 최근 연예인들에 대한 누드집 출간 제의가 쏟아지는 등 ‘누드 전국시대’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EMG네트워크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성현아의 누드 사진 100여장과 20분 분량의 동영상이 3, 4, 6일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단계적으로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무더기 인터넷 해킹 사태를 빚은 1차 공개에 이은 두 번째 공개다. 91년 가수 유연실이 누드집을 낸 것으로 시작, 모델 이승희, 탤런트 서갑숙 등을 거쳐온 연예인 누드집 발간 붐은 2001년 탤런트 정양을 기점으로 인터넷으로 매체를 옮겼고 최근엔 휴대전화에도 등장하고 있다. 탤런트 K씨(여)에게 누드 제의가 쏟아지는 등 ‘누드 전국시대’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인터넷 누드 열풍을 벗겨본다.

◇왜 벗나

우선 고수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누드집 제작은 소비용(적게는 수천만원)과 소시간(짧게는 하루)으로 제작할 수 있는, 투자대비 효과가 큰 사업이다. 탤런트 J씨는 3000만원 내외의 제작비로 하루 동안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고 3개월간 이를 인터넷에 공개, 모두 4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며 자신은 5000여만원을 벌었다.

성현아는 거액 10억여원을 투자, 베트남 태국에서 촬영했다. 엄청난 수입이 기대됐으나 누드 사진 200여장이 인터넷에서 해킹당하면서 적자를 봤다. 앞의 J씨도 첫 성공에 힘입어 1억여원을 재투자하며 해외 로케로 제작했으나 역시 손해를 봤다.

이는 누드집의 핵심을 착각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 국내 누드집 소비자들은 화려한 배경이나 극적 설정보다 ‘벗은 몸’ 자체에 주목하는 구매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성현아측은 이 지적에 따라 2차 공개 때는 스튜디오에서 클로즈업한 사진만을 제한적으로 담았고, 해외촬영분은 동영상 서비스로 국한했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과 순간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도 누드집 촬영 결행의 또 다른 이유다. 가슴이 다소 이완돼 고민하던 한 여성 연예인은 점프를 하거나 달리는 모습을 17시간 동안 연속 촬영해 이중 가장 탄력 있는 바디라인이 담긴 장면과 동영상 10분 분량을 선별해 제작했다.

국내 연예인 누드집은 ‘몸’ 자체의 상품성보다 ‘○○○가 벗는다’는 화제성에 기대는 경향이 강하다. 성현아 누드집을 기획한 EMG네트워크 관계자는 “성현아 몸매 자체의 가치보다 마약 복용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성현아의 누드가 가져올 사회적 관심을 먼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대중문화나 모바일 콘텐츠의 주소비층으로 자리매김한 10대들이 ‘누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한 요인이다. 김성덕 조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0대들 사이에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통해 자기 나신을 찍는 현상이 늘어나면서 타인의 누드에 대해서도 덜 예민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왜 모바일인가

최근 2차로 공개된 성현아 누드 사이트는 공개한 지 사흘만에 약 200만건의 접속을 올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실제 돈을 내고 사이트에 입장한 경우(과금률)는 5%정도다. ‘누군가 해킹하겠지’하며 무단 배포를 기다리는 심리 때문이다.

휴대전화를 통한 모바일 서비스는 해킹과 복제를 막기 위한 방편. 성현아 누드 사진 및 동영상을 무선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KTF의 관계자는 “휴대전화의 별도 저장공간(V카드)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다운로드하면 재전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무단 복제 및 배포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통한 누드 공급은 소비자에게 ‘사적(私的) 특별함’을 던져준다는 게 철학아카데미 조광제 대표의 분석이다. 휴대전화의 ‘일상적 공간’이 벗은 당사자들과 한층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휴대전화는 화장실이나 자동차 내부 등 내밀한 공간에서도 누드 관람이 가능해 누드의 확산 루트가 한층 ‘모세혈관화’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