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세계 뇌 주간’ 腦 집중해부<1>뇌 질환의 최신 치료법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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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일주일간은 세계 뇌(腦) 주간이다. 한국뇌신경학회, 한국뇌학회, 한국인지과학회는 세계 뇌 주간을 맞아 중고교생 및 일반인들에게 뇌의 중요성을 쉽게 알리기 위해 각종 공개강연과 연구실 탐방행사를 연다. 본보는 뇌 주간을 맞아 3회에 걸쳐 뇌의 질환 최신 치료, 뇌 발달에 따른 학습법, 남녀의 뇌는 어떻게 다른가 등을 소개한다.》

최근 뇌 연구와 관련된 관심사는 제약시장이나 국가의 연구비 지급 루트를 보면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세계 제약시장의 10대 약 중 뇌 질환과 관련된 약만 해도 자이프렉사 세로자트 졸로푸트 등 3개나 된다. 미국은 매년 70조원을 뇌 관련 연구비에 투자하고 있으며 일본은 21세기를 ‘뇌의 세기’로 부르고 향후 20년 동안 매년 8000억원을 뇌신경과학 연구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은 한해에 100억원 정도를 뇌 연구에 투자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2세(왼쪽)와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얼굴 팔 다리 등을 지배하는 뇌부위가 노화돼 망가지면 무표정한 얼굴과 손떨림증 등이 나타난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뇌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은 1980년대. 1980년 이전 연구가 주로 해부학적인 측면이었다면 이후엔 생리학 약리학 분야에서 뇌 기능 연구가 활발하다.

한국 인지과학회 회장인 서울대 의대 약리학교실의 서유헌 교수의 도움말로 뇌의 특징 및 최근 많이 연구되는 뇌질환인 파킨슨병과 치매의 최신 치료법을 알아본다.

▽뇌의 특징은=뇌는 사고 감정 기억 인식 등을 관장한다. 무게는 1.5㎏ 내외로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뇌세포 수는 무려 1조개. 태아 때는 1분에 250만개의 신경세포가 탄생하지만 20세 이후엔 하루 5만∼10만개의 신경세포가 자연사(自然死)한다. 신경세포간 정보전달을 위해 연결된 시냅스 수는 약 1000조개. 신경세포는 시냅스에서 각종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며 기억 판단 행동 등의 복잡한 기능을 수행한다.

뇌 속에 있는 신경전달물질은 40∼50가지나 된다. 신경전달물질에 문제가 생기면 우울증 폭력 파킨슨병 치매 등의 뇌질환을 일으킨다. 사고(思考)를 관장하는 앞뇌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줄면 폭력을 제어하는 기능이 사라져 폭력을 쉽게 휘두르게 된다. 또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하면 파킨슨병이 생기며 ‘아세틸콜린’이 부족하면 치매 증세를 나타낸다.

뇌는 자극을 더 많이 받을수록 신경세포끼리 연결되는 신경회로가 많아진다. 나이가 들수록 신경세포 수는 줄지만 ‘독서’와 같은 지적 자극을 통해 신경세포끼리 연결되는 신경회로는 늘릴 수 있다. 따라서 노인도 젊은 사람 못지 않은 기억력을 과시할 수 있다.

최근엔 뇌 속에서도 뇌신경세포로 성장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파킨슨병=오리처럼 엉덩이를 내밀고 손을 떨면서 아주 천천히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무표정한 얼굴의 노인들을 가끔 본다. 얼굴 팔 다리 근육을 지배하는 뇌 부위가 손상되면 위와 같은 증세가 나타나는데 이를 ‘파킨슨병’이라고 부른다.

권투선수인 무하마드 알리, 영화배우 캐서린 햅번도 이 병으로 투병 중이다. 이 병의 발생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현재까지 밝혀진 원인을 보면 모르핀 계통의 마약인 ‘메페리딘’ 제조시 생성되는 불순물(MPTP)이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오염 등도 발생에 한 몫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유전이 되는 파킨슨병의 원인 유전자가 발견됐기 때문에 앞으로 이 병의 발병 과정, 발병기전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전망이다.

치료법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보충시켜주는 것. 즉 도파민을 만드는 원료물질인 ‘도파’를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가 오랫동안 치료받으면 약물효과가 떨어지며 자리에서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起立)저혈압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최근엔 태아 상태에서 도파민을 생성시키는 신경세포를 배양해서 이식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태아신경세포 이식법은 성공률은 높으나 뇌 속에서 오랫동안 태아세포가 정착하기 힘들며 윤리적인 문제도 아직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도파민을 만드는 유전자를 환자의 뇌에 이식시키는 ‘유전자 치료술’이 시도되고 있다. 또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환자 자신의 혈액 속에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태아줄기세포의 윤리문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기억력 장애, 판단력 상실 등 정신기능의 전반적인 장애가 나타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치매의 50%는 알츠하이머 치매, 20∼30%는 혈관 치매, 나머지가 알코올 치매와 파킨슨병 치매 등이다. 알츠하이머와 혈관 치매, 양쪽 다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치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화로 추측하고 있다. 65∼74세 사이엔 10명 중 한명이 치매이지만 85세 이상엔 반 정도가 치매이기 때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치료법도 아직 없다. 단지 기억력 감소와 관련이 있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보충해 주는 정도다. 레시틴, RS-86, 니코틴과 같은 약이 나와 있으나 효과는 별로 없다는 평가다. 이외에 뇌염증을 억제해주는 항소염제를 사용하기도 하며 일부 효과가 보고되고 있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젠)이 이용되기도 한다.

최근엔 뇌혈류와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키며 항산화 효과 등이 있는 ‘DHED’ 약물이 국내에서 개발돼 임상시험을 준비중이다.

세계 뇌주간 맞이 뇌공개강좌
주제내용일시장소
서울뇌의 신비와 뇌 질환의 이해신경계와 정신계 뇌질환의 이해 및 뇌수술의 미래10일 오후 2∼5시서울대 의대 본관 3층 대강당
뇌 연구의 현재와 미래뇌를 통해보는 ‘나는 누구인가’,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너희가 통증을 아느냐14일 오전 10∼12시서울대 문화관 중강당
학습 기억 언어와 뇌의 기능뇌와 기억, 언어학습과 뇌기능, 뇌기반 학습과학15일 오후 1∼4시고려대 경영대 대강당
인천·경기뇌 질환의 이해줄기세포,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의 개념과 치료12일 오전 10∼12시아주대 의대 별관 대강당
대전·충청뇌의 기능적 활동뇌의 해부학적 구조, fMRI를 통한 뇌 기능 이해12일 오후 1시반, 오후 3시(2회)한국과학기술원(KAIST) fMRI센터
포항·경북두뇌의 인공지능과 인식기능시각을 중심으로 본 두뇌의 인식기능, 인공시각의 구현과 응용14일 오후 7∼9시
포항공대 공학 2동 102호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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