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은 재활용센터”

  • 입력 2002년 7월 24일 17시 41분


러시아 바이칼호 위를 날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사진제공 NASA
러시아 바이칼호 위를 날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사진제공 NASA
2005년말에 완공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우주인의 ‘한숨’까지 수거해 재활용한다.

미국, EU, 일본 등 16개국이 함께 짓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생명유지장치 부문 책임자인 미국 보잉사 손창현 박사가 최근 방한해 “ISS에는 우주인에게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모아 재활용하는 장치가 처음으로 설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주공간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물과 산소다.

지금까지 우주정거장이나 우주선은 그동안 우주인의 소변이나 샤워한 물 등을 수거해 정화한 뒤 다시 사용해 왔다. ISS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주인이 내뿜은 공기까지 수거한다.

손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반응시키면 물과 메탄가스가 된다”며 “여기에서 나온 물을 전기분해하면 우주인이 쓸 수 있는 산소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재생장치는 2005년까지 완성돼 우주정거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동안 우주정거장의 산소는 지구에서 싣고 간 물을 전기분해해 얻었지만, 이산화탄소를 재생하면 그만큼 물을 덜 써도 된다. ISS는 우주인에게서 나온 모든 것을 재활용한다. 오줌은 물론 땀, 입김, 침 등 모든 수분을 수거한다. 손 박사는 “우주정거장 안은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땀이 구슬처럼 공중에 돌아다닌다”며 “습도가 높아지면 에어컨이 땀을 빨아들이고, 이 물을 정화해 다시 쓴다”고 말했다.

우주에서 생긴 쓰레기도 버리지 않는다. 음식물 찌거기, 배설물, 몸에서 떨어져 나온 때나 털 등을 모두 모아 바짝 말린다. 수분은 회수하고 쓰레기의 양은 줄이기 위해서다. 우주정거장에는 사람과 함께 올라간 곰팡이가 수시로 피기 때문에 ‘곰팡이 청소’도 우주인들의 일상 업무다. 우주선이 쓰레기를 회수해 간다.

기본적인 시설이 완공된 우주정거장은 현재 우주인 3명이 평균 4개월씩 돌아가며 거주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앞으로 일본, EU 등 각국에서 만들고 있는 실험동 등을 조립해 2005년말에 최종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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