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나도 원빈처럼 '피부미남'이고 싶다"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36분


‘나도 꽃미남이 되어 볼까.’

맑고 밝고 깨끗한 피부. 이제 남자도 ‘피부’를 가꾼다. 예전처럼 세수하고 면도하고 스킨 로션 정도만 바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화장품도 자신의 피부타입에 따라 건성과 지성용을 달리 사용하고 미백효과와 주름살 방지 효과가 있는지 따진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대중문화계를 강타했던 ‘꽃미남 열풍’도 한 몫 했다. 꽃미남은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여성 못지 않게 깨끗하고 뽀얗고 투명한 피부를 가진 젊은 남성을 뜻하는 말. 꽃미남 패션이 등장했고 탤런트 원빈(24) 등 꽃미남 계보를 잇는 남성의 사진과 프로필을 모아놓은 인터넷 사이트가 생기기도 했다.

꽃미남 열풍에 가렸지만 깨끗한 피부를 가지려는 욕망은 중장년층 남성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40, 50대를 겨냥한 각종 기능성 화장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남심(男心)’을 유혹하고 있고, 피부과와 성형외과에는 피부미용 관리나 미용성형 수술을 받으려는 남성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여성과 마찬가지로 화장품을 잘못 쓰다가 피부를 망친 남성 환자도 피부과를 찾는다.

▽피부미용 클리닉〓“처음에는 남자가 미장원 가는 것 같아 부끄러웠는데 의외로 남성 환자가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겨울철만 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면도 후 각질이 벗겨지듯 허옇게 일어나는 증상을 가진 회사원 한상문씨(37·서울 성동구 옥수동). 아내의 권유로 두달 전부터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다. 한씨는 “주변에서 피부가 많이 부드러워지고 안색도 밝아보인다는 말을 듣고 마음까지 밝아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김성완 피부과 원장은 “최근 피부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커지면서 피부관리를 받는 남성도 전체 환자의 1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부쩍 늘었다”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여드름이나 확장된 모공을 치료하기 위해 찾아온다”고 말했다. 김원장은 “피부 관리 차원뿐만 아니라 보기싫은 얼굴의 흉터 등도 피부과에서 레이저 박피술로 말끔히 제거하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피부과 전문의에 따르면 연령층에 따라 환자의 특성도 다르다. 20, 30대는 취업과 이성간의 교제를 위해 피부관리를 받고 30, 40대는 직업상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는 이유로 ‘피부미남’이 되길 원한다. 또 최근에는 주름살 제거나 눈밑 지방제거를 위해 피부과를 찾는 40, 50대 이상 남성 환자도 늘고 있다.

▽남성 전용 화장품〓지금까지 밀크 로션과 애프터 쉐이브가 고작이었던 남성 화장품.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화장품도 여성용 못지 않게 종류가 세분화되고 고급스러워졌다. 지난해부터 화장품 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노화 방지, 보습 효과, 피지 및 각질 제거 등의 기능이 있는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비오템은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스탑 에이지’를 비롯해 흡연과 음주 등으로 지친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는 에센스 ‘디-스트레스 옴므’를 판매한다. 남성용 화장품의 원조격인 아라미스는 얼굴에 난 붉은 반점이나 흉터 등을 감출 수 있는 ‘서피스 임시 교정 스틱’을 최근 내놓았다. 이것은 일종의 남성용 색조 화장품인 셈.

또 크리니크는 최근 눈가의 잔주름 등을 개선해주는 ‘SSFM 올 어바웃 아이즈’를, LG생활건강은 30대 이후 남성을 위한 노화 방지 화장품 ‘위브’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올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매년 15∼20% 정도 성장하고 있으며 중소 화장품 업체까지 가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도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 이상의 남성 및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제품 개발 등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올바른 피부관리법〓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피지 분비가 많아 대부분 지성피부인 것이 특징. 모공이 여성에 비해 크고 음주 흡연 각종 스트레스 등으로 피부색이 칙칙해 보인다. 또 면도로 인해 피부가 민감해져 뾰루지 등이 생기기 쉽고 피부손상도 많다.

올바른 피부관리를 위해서는 미지근한 물로 세수를 하는 것이 좋다. 비누 거품을 충분히 낸 뒤 얼굴에 마사지하듯 문지르고 노폐물이 남지 않도록 물로 잘 씻어낸다. 이마 코 턱 등 피지 분비가 많은 곳은 폼클렌징으로 꼼꼼하게 헹궈내야 한다. 지성 피부에는 젤타입, 예민한 피부에는 로션이나 크림타입의 폼클렌징 제품을 사용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이미경 클린피부과 원장은 “요즘같이 건조한 계절에는 애프터 쉐이브 로션에 추가로 에센스 보습크림을 발라주면 피부손상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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