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硏 "동물복제 실패는 분화방해 분자 탓"

  • 입력 2001년 5월 30일 00시 26분


동물 복제의 실패율이 높은 이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져 복제기술의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용만, 이경광, 강용국 박사팀은 복제된 수정란의 분화 과정이 정상적인 수정란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DNA 분자 분석을 통해 밝혀내고, 이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생명과학 전문학술지인 ‘네이처 지네틱스’ 6월호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포유동물의 수정란은 발생 초기 단계에 DNA에 붙어 있는 메칠기(메칠구조를 가진 분자)가 없어지면서 다양한 세포로 자라날 수 있는 상태로 분화되는 반면 복제된 수정란의 경우 메칠기가 DNA에 그대로 남아 정상적인 분화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복제 동물은 다 자란 동물의 체세포에서 떼낸 핵을 미리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해 수정란을 만든 뒤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만든다. 그러나 97년 세계 최초로 태어난 복제양 돌리의 경우 성공률이 0.2%에 불과했고 국내에서도 소 복제 과정에서 대리모의 자궁에 성공적으로 착상된 수정란 가운데 출산 뒤까지 정상적으로 자란 동물은 2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복제 수정란의 경우 핵을 제공한 체세포와는 메틸기가 비슷했지만 정상적인 수정란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이는 복제 수정란에 들어간 체세포의 핵이 다시 발생 초기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다 자란 세포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용만 박사는 “이번 연구는 복제 동물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단서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체의 노화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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