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단골]음성카드 깜짝 선물 "군대간 애인 스타됐어요"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45분


박미옥씨(왼쪽)와 군 복무중인 남자친구 김병수씨.
박미옥씨(왼쪽)와 군 복무중인 남자친구 김병수씨.
지금쯤 뭘하고 있을까. 전혀 알지 못하는 곳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휴대폰 한 통화로 생각날 때 목소리를 듣는 것도 여의치 않다.

“군대에 있는 남자친구도 얼마나 제 목소리가 듣고 싶겠어요. 편지와는 다르지요. 소리를 전할 수 있는 카드라니 눈 귀가 다 번쩍 뜨이더라구요.”

‘현대판 춘향이’는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다소곳이 기다리지 않는 법. 박미옥씨(19)는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깜찍하게, 때로는 ‘닭살스럽게’ 해병대로 목소리를 전한다. 녹음기 없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카드는 5000원에서 1만2000원선. 남자친구 김병수씨(21)가 호주머니에 넣어다닐 수 있어 좋다.

“음성카드를 보내는 사이트가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군대에 있으니 해줄 수 있는 게 제한적이지만 ‘깜짝놀랄’ 선물을 해주고 싶었어요. 인터넷에서 ‘수소문’해 마이기프트샵(www.mygiftshop.co.kr)을 찾아냈죠.”

‘해병수색대 김병수상병의 애인 목소리’라며 온 부대에 박씨의 목소리가 공개됐다. 박씨 덕분에 김씨가 부대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인기스타가 됐다고. 박씨는 커뮤니티사이트에 마련된 ‘군대간 애인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서도 마이기프트샵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마이기프트샵은 1대1 맞춤식으로 운영되는 선물전문쇼핑몰. ‘특별한 선물’을 마련하고픈 10대와 20대 젊은 네티즌의 취향에 맞게 신청자가 주문하면 아기자기한 용품들을 직접 제작해 준다. 휴대폰장식 명함첩 열쇠고리 책갈피 등의 선물소품도 취급. 지난해 매출은 약4억원. 올해는 약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선물을 특별하게 만들어 줘요. 그냥 케익이 아니라 윗면에 내 얼굴을 찍힌 케익, 그냥 액자가 아니라 누르면 내 목소리가 나오는 것, 이런 식으로요. 기성품을 사서 선물할 때보다 ‘주는 즐거움’이 새록새록 커지죠.”

박씨는 벌써부터 7월에 남자친구의 생일선물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중이다. 지난해에 케익을 사주지 못해서 올해는 ‘독특한’ 케익을 선물할 작정.

“부모님 생신이나 기념일에도 제 어리광섞인 목소리를 담은 카드를 곁들여요. 하지만 선물은 다른 곳에서 따로 사야 하는데, 웃어른께 드릴 수 있는 품목들도 판매했으면 좋겠네요.”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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