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고속서비스 일방취소 논란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31분


SK텔레콤이 수도권 이외 지역의 011휴대전화 고속데이터통신 서비스계획을 일방적으로 변경, 서비스를 받기 위해 고가의 전화기를 구입한 상당수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초부터 서울 경기지역에서 실시한 64Kbps급 IS―95B 서비스를 지난해 말까지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나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144Kbps급 IS―95C가 개발되자 중복투자방지를 위해 IS―95B의 서비스확대 계획을 취소하고 IS―95C 서비스로 대체키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IS―95B 서비스를 받기 위해 30만∼50만원씩 주고 전화기를 구입한 수만명의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가입자들은 이 전화기로 서비스를 한 번도 받지 못한 채 올 상반기 출시예정인 IS―95C용 전화기(예상가격 60만∼70만원)를 또 다시 구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더구나 IS―95B용 단말기는 고속 데이터통신이 되지 않는 기존 단말기보다 10만원 가량 비싸 SK텔레콤이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장사만 시켜준 셈이 됐다.

특히 SK텔레콤의 자매회사인 SK텔레텍이 지난해 말부터 출시한 6개 종류의 휴대전화 모두가 IS―95B용이어서 “서비스도 받지 못할 전화기를 비싼 가격에 판매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011휴대전화 가입자인 김모씨(35·부산 사하구)는 “IS―95B 서비스만 기다려왔는데 다시 고가의 전화기를 구입해야 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SK텔레콤은 전화기 무상교환 등 보상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술발전의 속도가 빨라 IS―95B를 포기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까지는 피해를 보는 고객들에 대한 보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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