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이야기]유전자 결함 규명 암등 예방가능

  • 입력 2000년 6월 20일 19시 43분


약이라는 말은 사전에서 ‘병이나 상처 따위를 고치거나 예방하는데 쓰이는 물질로 먹거나 바르거나 주사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약으로 쓰인 물질은 천연물에서 추출된 성분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1,2세기 동안 과학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화학적으로 합성된 물질이 약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약의 대부분은 이 범주에 속한다.

1980년대 면역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체내 세포를 약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림프구 등 기능이 약화된 면역세포를 환자로부터 추출, 체외에서 활성화시킨 뒤 환자에게 다시 주입함으로써 암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된 것이다.

인체의 세포를 약으로 이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혁명적인 것이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의 약이 질병의 결과를 치료하는데 사용됐다면 21세기에 연구되는 새로운 약은 질병의 근본원인을 없애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인체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대부분 질병이 유전자 이상으로 생긴다는 것이 밝혀졌다.

유전자 치료법은 결함있는 유전자를 바로잡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삼는다. 유전자의 결함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정상 유전자나 새로운 기능의 유전자를 세포내로 투입해야 한다. 즉 유전자 치료법에서는 투입되는 유전자가 바로 약인 셈이다.

유전자 약은 질병의 치료에만 국한되지 않고 예방에도 응용될 수 있다. 인체 유전자중 특정 질병이 발병하기 쉬운 유전자를 알아낼 수 있다면 그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발병하기 전에 유전자 치료를 해 질병을 예방한다는 개념이다. 이같은 시도는 현재 유방암 발생 위험을 알아낼 수 있는 유전자를 대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허대석(서울대병원 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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