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홈페이지 해킹]움츠린 정치권 해킹에 떤다

  • 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www.hannara.or.kr)가 31일 해킹당한 뒤 정치권에 ‘사이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내용이 전부 지워진 채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DJ.JP.○○○○ YOU.AND.OTHER.POLITICIANS.ARE.DOGBABIES.’라는 메시지에 ‘Hacked By SES-Hacker;’라는 해커명으로 대체돼 있었다.

홈페이지를 관리해온 사이버기획팀 관계자는 “30일 밤늦게까지 이상이 없었고 31일 오전 1시40분경부터 PC통신에 ‘한나라당 홈페이지가 해킹당했다’는 내용이 뜬 것으로 볼 때 해킹 추정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1시반까지”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은 해커가 △DJ와 JP를 함께 비난하고 △‘○○○○’부분의 철자가 틀렸으며 △인기그룹인 ‘SES’의 이름을 도용한 점 등으로 볼 때 ‘사이버 세대’의 장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일부러 그런 흔적을 남겼을 수도 있다”며 ‘여권 음모론’도 제기한다. 한나라당은 일단 홈페이지 접속 차단 조치를 취하는 한편 외부전문가들을 동원, 해커의 접속경로를 추적 중이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은 내부정보가 여권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한편 해킹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www.minjoo.or.kr)과 자민련(www.jamin.or.kr)은 물론 홈페이지를 개설한 의원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정치혐오가 극심한 사이버 세대들이 경쟁적으로 정당의 인터넷사이트 파괴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데다 총선전략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