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D램 반도체 『없어서 못판다』…「윈도98」에 필수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윈도98이 효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새 운영체제인 ‘윈도98’이 시장에 나온 후 필수 부품인 64메가 고속D램이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 고속D램을 찾는 수요처가 크게 늘자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3사는 라인을 풀가동하는 한편 서둘러 생산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고속D램의 수요 급증은 지난달 26일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선보인 새 운영체제 윈도98이 나흘만에 50만개 이상이 팔려나가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게 주요 원인.

인텔이 ‘윈도98’용으로 선보인 중앙처리장치(CPU)는 처리 속도가 1백㎒ 이상인 고속D램(PC100제품)을 기본 메모리로 채택하고 있다. 현재 이 정도 속도를 내는 고속D램을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한국과 일본의 몇몇 업체뿐이다.

고속D램은 현재 8.5달러선인 일반 64메가 제품에 비해 15∼20% 높은 10∼10.5달러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D램 메이커인 삼성전자의 경우 64메가D램 라인의 약 50%(월 5백만개)에서 고속D램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측은 “최근 새로 주문이 들어와 계약하는 물량은 대부분 고속D램”이라며 “앞으로 고속D램의 비중을 점점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2위 업체인 현대전자의 경우 현재 고속D램 생산량은 월 3백만개 정도. 현대측은 3·4분기(7∼9월)중 월 5백만개로 크게 늘릴 계획.

LG반도체는 “고속D램만은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한다”며 “전체 생산량(월 7백만개)의 90% 정도인 약 6백20만개가 고속D램”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업계에선 고속D램의 경우 델이나 컴팩 등 대형 고객들의 주문이 계속 늘어 가격 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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