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炳熙 기자] 우리나라와 일본 미주를 연결하는 인터넷망이 고성능 연구망으로 구축돼 속도와 기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에이팬(APAN·Asia Pacific Advanced Network)으로 불리는 이 선도 정보통신망은 예를 들면 미국의 의사가 불편 없이 한국의 환자를 진료하게 하고, 한국 대학강의를 듣는 캐나다의 학생이 한국의 교수와 토론도 할 수 있게 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전산학과 전길남교수는 3일 「올해의 과학자상」 시상식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빠르면 오는 2월부터 본격적인 연구망 구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교수는 이 연구망 구축계획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계획은 지난해 3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심포지엄에서 제안돼 오는 2∼6월 APEC회원국간 관련 협정서를 교환하고 올 여름부터 실제 망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의 목표는 통신망의 고속화와 서비스 보장. 먼저 나라간 연결을 45(1는 초당 2백자원고지 3백장 전송)로부터 시작해 98∼99년 1백55로 올린다. 하부 네크워크로의 연결은 2속도. 서비스보장이란 필요한 용량을 요청할 경우 정확한 통신 프로토콜(규약)을 이용해 그 용량을 유지해 주는 것을 말한다.
새로 구축되는 인터넷은 현재 쓰고 있는 통신망보다 성능이 1백배 이상 높아져 즉각적인 영상 교환을 통한 원격진료 원격강의 각종 과학실험이 가능하게 된다.
원격진료는 의사가 환자의 질환부위를 정확하게 파악해 즉각적인 의견교환이 가능한 빠른 통신과 선명한 화상이 생명. 연구망에서는 고선명TV 수준 혹은 신문의 글자체를 똑똑히 볼 수 있는 수준의 화상통신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 통신망은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전달함으로써 과학기술 연구에도 획기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핵물리학분야에서 거대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는 유럽의 입자물리연구소(CERN)나 미국 아르곤연구소에 통신망을 연결, 한국의 연구실에 앉아 그쪽 시설과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전교수는 『연구망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선진국에 뒤지지 않도록 이 망을 활용할 수 있는 과학기술인력과 연구능력이 빨리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