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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경제의 눈]다시 움직이는 한중 경제협력의 수레바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입력 2017-12-18 03:00업데이트 2017-12-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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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둥(山東)에서 새벽닭이 울면 인천에서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까운 중국 산둥성. 그곳에 법화원이라는 절이 있다. 통일신라 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산둥성에 거주하던 신라인을 위해 세운 사찰이다. 신라와 당나라를 거점으로 일본은 물론 남중국해를 지나 멀리 서역까지 해상무역로를 개척했던 장보고의 흔적이 남아 있다. 한중 무역사의 화려했던 한 장면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경제협력의 역사는 새롭게 쓰였다. 수교 당시 63억 달러였던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30배 이상 늘어난 2114억 달러였다. 중국은 이제 한국 무역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첫 번째 교역 대상국이 되었다. 한국이 세계 6위의 수출국으로 올라서고 중국이 세계 2번째 무역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모두 양국 교역 확대와 글로벌 가치사슬 연계가 큰 힘이 됐다.

양국 협력은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서로를 헤아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경제협력 차원에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은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 경제협력의 수레바퀴를 다시 움직이는 기폭제가 됐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했고 대통령의 많은 일정도 경제 행사로 채워졌다.

문 대통령은 한중 경제협력의 3개 원칙과 8대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양국 경제협력 제도 기반을 튼튼히 하고 상생의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창출하며 양국 국민 간 우호적 정서를 통해 사람 중심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 후속협상을 내년 1, 2월경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서비스 시장의 진출 기회를 넓히고 한국 투자기업에 대한 실질적 보호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정부는 중간재 중심의 교역구조를 서비스, 소비재, 신산업 분야로 확대하고, 전자상거래 교역을 활성화하는 데도 협력하기로 했다.

산업과 에너지 분야의 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다. 전력, 천연가스, 재생에너지, 원전 안전 협력을 추진할 정부 간 에너지 협력 채널이 신설됐고 민간 차원에서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전력망 등에 대한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 생산(make with)’ 관계에서 ‘공동 창출(create with)’ 관계로 양국 산업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면서 민간 차원에서 바이오, 로봇, 수소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분야의 양해각서(MOU)도 많이 체결했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은 인프라 및 플랜트 개발 경험이 풍부한 한국 기업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한중 투자협력기금 조성 등을 통해 양국 기업의 제3국 공동 진출을 뒷받침할 것이다.

그간 굳게 닫혀 있던 고위급 채널이 재가동된 것도 큰 수확이다. 이번 방중을 수행하면서 필자는 산업부의 파트너인 공업신식화부, 상무부, 국가에너지국 장관을 모두 만났다. 중국 측이 이전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제 경제협력의 수레바퀴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동주공제(同舟共濟)의 마음과 함께, 고유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가 필요하다, 한중 수교 25주년인 올해가 양국 상생협력의 새로운 25년을 여는 소중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믿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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