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백성기]대학 정원감축보다 체질개선이 시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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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
2016년 교육기본 통계에 따르면 고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대학진학률도 한때 80% 이상에서 70% 아래로 내려갔다. 출생아 수 통계를 살펴보면 1994년부터 2005년까지 12년간 출생아 수가 29만 명, 즉 40%가량 감소하였고 그 이후에는 45만 명 수준에서 유지되는 추세다. 앞으로 7, 8년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가 더욱 가중될 것이다.

대학 구조개혁을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입학 정원만 줄이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 대학의 비용구조를 효율화하고, 강점 분야로 집중하는 고강도의 체질 개선이 없으면 대학은 생존 자체가 불투명하다.

이는 대한민국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교육을 통해 지금의 발전을 견인해 왔다. 지금같이 우리 인적자원의 인력풀이 계속해서 줄어가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대학이 더 우수한 인재를 키워 내야 한다는 것이 대한민국이 당면한 가장 큰 숙제이다.

‘시간이 흐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실 대학은 자연 도태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금보다 더 우수한 인력을 배출할 교육 인프라와 내용을 갖춘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학생 유치 경쟁으로 소모되는 자원과 노력은 대학 본연의 교육, 연구, 산학협력에 투자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 구조개혁은 단순히 대학의 규모 감축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쓰나미 같은 거대한 변화 앞에 생존할 수 있는 특성화된 단단한 대학으로의 변혁을 지향하고 있다. 사회 변화와 요구에 비추어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청산하고 작고 강한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현재 추진 중인 2주기 대학 구조개혁은 대학의 자율 역량을 기반으로 혁신 노력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도록 도와주고, 한편으로 부실 대학은 과감하게 퇴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학 간 강점 분야로 기능을 분배하고 특화하는 등 지역 대학이 공동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이 같은 대학 구조개혁은 정권이나 리더의 교체와는 무관하게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백성기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
#대학 구조개혁#대학 정원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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