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심혈관 질환자 외출땐 꼭 미세먼지 마스크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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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환 교수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환 교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봄철 황사 발생과 함께 주로 등장하던 미세먼지가 최근에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보통 직경 10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먼지를 의미한다. 크기에 따라 초미세먼지(2.5μm), 극미세먼지(0.1μm)로 분류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30∼50%는 중국에서 날아오며, 여기에 국내 대기오염 물질이 섞이면서 형성된다.

미세먼지는 여러 연구와 사례를 통해 호흡기계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흡입이 가능한 크기의 먼지는 기관지 깊은 곳과 폐에까지 쌓여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미세먼지에 의한 건강 영향을 발표했는데, 단기적으로 폐 염증 반응, 호흡기 질환 빈발, 약 사용 증가, 심혈관계 부정적 영향, 병원 입원 및 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폐암에 대한 연관성을 살펴보면, 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10μg 증가하면 COPD 환자의 입원이 2∼3% 늘었고, 사망률은 1∼2% 증가했다. 폐암 발생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보면, 초미세먼지가 10μg 증가하면 폐암 발생 위험도는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미세먼지는 단기적인 노력만으로는 줄일 수 없다. 대기 미세먼지로부터 개인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간단한 방법은 미세먼지 또는 가스 등을 걸러주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방역용 마스크(N95 FFRs2, KF94, KF99)가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고, 미세먼지 차단용 방진마스크의 변형 형태로 ‘황사용마스크(KF80)’가 보급돼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기능을 갖춘 마스크를 꼭 권하고 싶다. 그러나 폐기능이 약해 호흡부전을 동반하고 있는 호흡기 질환자들에게 얼굴에 밀착되는 마스크의 사용은 오히려 호흡을 방해할 수 있어 신중히 사용해야 한다. 향후에는 호흡기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마스크 사용의 효용성에 대해 정밀한 평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환 교수
#심혈관#질환#미세먼지#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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