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부산 이기대-해운대 유래를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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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을 걸어요-부산/오진희 글·백명식 그림/108쪽·1만2000원/내인생의책

길을 걷는 것은 자연과 오롯이 마주하는 일이다. 떠오르는 해와 푸른 동해 바다를 벗 삼아 ‘해파랑길’을 걸어보자. 해파랑길은 동해안을 따라 쭉 올라가는 770km에 달하는 길이다.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끝난다. 이 책은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동해안의 자연생태와 유적, 이에 얽힌 사연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길의 초입에서 이기대(二妓臺) 산책로를 만난다. 이기대는 장봉산 동쪽 바닷가에 있는 암석대. 이기대라는 이름은 조선시대에 편찬된 ‘동래영지’에 기록됐는데, 두 기생의 무덤이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임진왜란 때 의로운 기생 두 명이 자청해서 왜군 잔치에 나가, 술 취한 왜군을 각각 끌어안고 물속에 떨어져 함께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기대 산책로가 끝날 무렵, 바위 위에 찍힌 공룡 발자국이 나타난다. 6500만 년 전에 살았던 초식 공룡 울트라사우루스의 발자국으로 추정한다. 2000년 3월에 발견된 것이다.

광안리와 민락수변공원을 지나 동백섬에 다다른다. 신라시대 시인이자 학자인 최치원(857∼?)은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로 가는 길에 부산에 들렀다. 그는 동백섬 남쪽 바닷가에 서서 푸르게 펼쳐진 풍경에 흠뻑 취했다. 그래서 그곳 벼랑 끝에 자신의 자인 ‘해운’을 따서 ‘해운대(海雲臺)’라는 글자를 새겼다고 한다. 부산 해안가에서는 사스레피나무, 해당화, 갯메꽃이 자라며, 오륙도에는 환경부 보호 대상 생물인 섬향나무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터를 잡고 산다.

해파랑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9년 11월 조성 계획을 세웠고 올해 말 1차 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해파랑길 홈페이지(www.haeparanggil.org)에서 조성이 완료된 구간, 신경 써서 걸어야 하는 구간, 구간별 난이도를 안내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두발로 2.0’도 길 찾기를 돕는다. ‘해파랑길을 걸어요’ 시리즈는 10구간 중 걸으며 인문학 여행을 하기에 좋은 다섯 곳을 뽑았다. 부산, 경주가 출간됐으며, 다음 달까지 삼척, 강릉, 고성이 나온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해파랑길을 걸어요-부산#이기대#해운대#얽힌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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