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5>‘메타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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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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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의 대가였던 조조.
메타포의 대가였던 조조.
‘메타포(metaphor)’, 즉 ‘은유’는 유사한 특성을 지닌 사물이나 관념으로 전달하기 힘든 뜻을 표현하는 어법이다. 이것이 사고의 과정으로 진화하면, 서로 다른 요소들을 연결지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메타포’가 된다. “예술의 창조적 근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메타포”라고 대답했다. A를 모두가 알고 있는 A´나 A´´로 연결시키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C나 Z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삼국지’의 조조는 날카로운 분석과 예상치 못한 전략 전술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이런 조조가 메타포의 대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조조의 메타포를 이해하는 유일한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참모 양수였다. 어느 날 조조는 부하들에게 정원을 만들라고 명령했다. 며칠 후 다 만들어진 정원을 둘러본 조조는 정원 입구의 문에 ‘活(활)’이라는 글자를 써 놓은 후 돌아갔다. 많은 사람은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유일하게 양수만이 ‘문(門)에 활(活)이라는 글자가 있으니 闊(넓을 활)이 아닌가’라며 “승상(조조)께서 정원이 너무 넓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니 크기를 줄이게”라고 말했다.

또 어느 날 조조는 부하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술 한 병을 선물 받았다. 조조는 한 모금 마신 후 병에다 合(합)자를 써 놓은 뒤 부하들에게 줬다. 이에 대해 양수는 “합(合)이라는 글자를 나눠서 써보면 일인일구(一人一口)가 되니, 모두 한 모금씩 나눠 마시게”라고 말했다.

이러한 메타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것, 즉 다른 것을 연결짓고 합치고 그것을 다시 쪼개는 과정은 창의적 사고의 기본적인 특성이다. 조조 역시 일반적인 글자에 전혀 다른 의미를 연결시켰다. 그런 점에서 그는 매우 창의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인 제품 혹은 창의적인 행위에는 대부분 이런 메타포가 배어 있다. 당신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키포인트 역시 바로 이 메타포에 있는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고전#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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