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훈의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54>“도전하며 인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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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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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인내하는 것이 진정한 인내다. 국토종단 도전에 나선 상이용사들.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인내하는 것이 진정한 인내다. 국토종단 도전에 나선 상이용사들.
열정과 인내를 함께 가져야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떻게 인내할 것인가. 무작정 기다리면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인내를 좀 더 알차게 만들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한 것일까.

전진(前秦)의 황제 부견은 동진을 정복하기 위해 90만 대군을 징집했다. 부견은 동생 부용에게 먼저 가서 인근 지역을 점령하고 동진의 상황을 보고할 것을 명했다. 부용이 찬찬히 살펴보니 동진은 병력도 적고 군량미도 부족해 보였다. 부용은 형에게 “지금 빨리 공격하라”는 전갈을 보냈다. 이 소식을 들은 부견은 일단 90만 대군 중에서 수천 명의 기병만 동진으로 보냈다. 하지만 동진의 장군 사석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급하게 출병한 기병을 습격해 예봉을 꺾어놓았다. 사석의 첫 번째 승리였다.

이후 부견의 군사와 사석의 군사가 작은 강을 끼고 대치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사석은 부견에게 “물을 사이에 두고 싸우기는 불편하니 조금만 뒤로 물러나면 물을 건너가 싸우겠다”고 했다. 부견은 군사들에게 물러서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사실 부견은 물을 건너오는 적을 공격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부견의 군사는 전세가 불리해져서 물러서는 줄 알고 당황했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강을 건너온 사석의 병사는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연타의 공격을 퍼부었고 결국 90만 대군을 이길 수 있었다.

여기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순수견양(順手牽羊)’으로, ‘손에 잡히는 대로 양을 끌고 간다’는 뜻이다. 인내란 막연히 기회가 오고 조건이 성숙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작은 기회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인내의 기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막연한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무수한 도전을 하고 실패를 겪어내는 인내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역량은 물론이고 주변 조건까지 만들 수 있다. 인내하라. 하지만 ‘정적인 인내’가 아니라 끝없이 도전하며 인내하라.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고전#투자#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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